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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소소하게 혹은 거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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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특별하단다2. You are mine」

(맥스 루카도 지음/세르지오 마르티네즈 그림/아기장수의 날개 옮김/고슴도치)

 

7살인 아이가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아빠 보물은 뭐야?” “당연히 우리 아들이지.” “아니~ 사람 말고, 물건 중에~” (아빠 고민) “음.. 물건 중에는.. 우리 아파트!”(뒤에서 부자의 대화를 듣고 있던 엄마는 아빠의 답이 매우 세상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지극히 동의됨) 그러자 아이가 말합니다. “아니~ 갖고 놀 수 있는 물건 중에~ 아파트는 갖고 놀 수가 없자나~” (다시 아빠 고민) “음.. 그럼, 아빠는.. 기타!” (그러자 이제야 아빠가 자신의 질문에 적절한 답을 했다는 표정으로) “아~ 그렇구나~.”

아이방 물건정리를 할 때면, 매번 아이와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엄마인 제 눈에는 분명 버려도 될 것 같은데(예를 들면, 돌멩이, 낙서한 종이 쪼가리, 주황색 비비탄, 어디서 주워 온 건지 모를 물건들) 아이는 절대 버릴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납득할만한(?) 이유는 다 있더군요. 보통의 것과는 다른, 반짝거리는 돌멩이라서, 엄마한테 주려고 쓰던, 하지만 완성하지 못한 편지라든가, 혹은 보통의 그것은 흰색인데 특이한 주황색이라서 라든지 등. 모두 자신에게는 보물이라는 겁니다.

아이들이 보물이라고 여기는 것과 우리 어른들의 그것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아이들에게는 

보물인데 우리 어른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것은 어떤 차이를 가질까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작은 나무사람 ‘펀치넬로’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펀치넬로는 나무사람인 웸믹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웸믹 마을에서는 크고 작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바로 우리 사람 사는 세상 처럼요. 웸믹들은 때때로 착한 일도, 나쁜 일도, 훌륭한 일도, 어리석은 일도 합니다. 우리 사람들 처럼요.

어느 날, 터크 라는 웸믹이 작은 상자 하나를 사면서 소동이 시작됩니다. 그 상자는 여느 상자와 다름없는 그냥 상자였어요. 하지만 터크는 자신의 새 상자가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다른 웸믹들에게 심하게 뽐내고 다닙니다. “너 내 상자 봤니? 한 번 만져볼래? 너도 이런 새 상자 갖고 싶지? 그치?” 터크의 말에 무슨 영향을 받았는지 또 다른 웸믹 닉은 자기 상자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터크의 상자보다 더 크고 색깔도 조금 달랐어요. 그러자 터크는 당장 가게로 달려가서 공을 한 개 삽니다. 이에 질세라, 닉도 가게로 달려가 공을 두 개 삽니다. 그리고 하는 말. “이제 내가 너보다 더 많아!”

이 황당한 상황은 이상하게도 빠른 시간에 웸믹 마을 전체로 퍼져버립니다. 너도 나도 상자와 공을 사는데 혈안이 된 것이지요. 모두 한 마음으로 이 어이없는 경쟁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이 가지면 훌륭한 웸믹이고, 적게 가지면 하찮은 웸믹이다.’

물론 하찮은 웸믹이 되고 싶지 않은 펀치넬로도 이 경쟁에 끼어듭니다. 그래서 가능한 많은 상자와 공을 모으기로 마음먹지요. 처음에는 집에 있던 공을 찾아내고, 그 다음에는 상자 하나를 살 만큼의 돈을 모았어요. 돈이 떨어지자 책을 팔아서 상자를 삽니다. 그리고 잘 침대도 팝니다. 급기야 집도 팔아 버립니다. 펀치넬로는 친구들과 놀 시간도, 잠 잘 시간도 없어서 너무나 피곤했어요. 왜냐하면 상자와 공을 사기위해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지요.

‘상자와 공을 사려면 돈이 더 필요해! 놀 시간 따윈 없어. 밤을 새워 일을 해야겠다!’  

앞이 안보일 정도로 많은 상자와 공을 들고 가는 펀치넬로를 보고 지나가던 웸믹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와! 저 훌륭한 웸믹 좀 봐!” 펀치넬로는 기분이 너무나 좋았고, 그들 말처럼 자신이 훌륭한 웸믹이라고 생각했어요.

웸믹들 사이에서는 더 어리석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상자와 공을 모으는 것도 모자라 누가 더 많은 상자와 공을 들고 가장 높은 산꼭대기에 오르느냐는 경주가 시작된 것이지요. 당연히 펀치넬로도 열심히 경주에 참여합니다. 열심히 달리다 앞이 잘 안보이던 순간! 펀치넬로는 웸믹을 만든 목수 엘리 아저씨 집 앞 현관에서 넘어집니다. 그리고 엘리 아저씨는 깊고 고요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펀치넬로에게 말합니다. “짐이 굉장히 무거웠나 보구나?” “상자와 공이 좋은 게냐?” 그러자 펀치넬로는 작은 목소리로 답하지요. “상자와 공을 갖고 있을 때 드는 느낌이 좋아요.. 중요한 웸믹이 된 느낌이요.” 그 답을 듣고 엘리 아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니까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더 훌륭해지고, 행복해진다고 생각했구나.” 그리고 엘리 아저씨는 이렇게 대화를 마무리 합니다. “펀치넬로, 너는 특별하단다. 네가 가진 것 때문이 아니라, 오직 너라는 이유만으로. 너는 나에게 소중하며, 난 널 사랑한단다. 그것을 잊지 마렴, 어린 친구야.”

 

우리는 매일의 일상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가 행복과 만족으로 이어지곤 하지요. 미국의 심리학자 사이먼(Herbert A. Simon)은 선택 앞에서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극대화자’와 ‘만족자’로 구분합니다. 극대화자는 최고만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선택 역시 최고의 선택을 원합니다. 여기서 최고라는 기준은 대부분 타인의 기준, 세상의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반면에 만족자는 자신의 기준에 부합할 정도로만 좋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선택하지 않은 대안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다른 생각을 합니다. 극대화자는 미련을 가지거나 후회를 하는 반면, 만족자는 자신이 내린 선택의 순간에는 그것이 나의 최선이었다고 생각하며 결과에 만족해합니다.

 

펀치넬로가 상자와 공을 사 모으기로 한 결정은 분명 자신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는데 점점 그 결정이 펀치넬로의 어깨를 무겁게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른의 눈에는 버려도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보물이라고 여길 만큼 작은 돌맹이 하나라도 소중히 여기는 아이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현관 앞 풍경을 봅니다. 재활용품이랍시고 온갖 물건들을 잔뜩 쌓아둔 박스의 무게와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이 부끄러움은 내 몫이라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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