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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1월14일 세계보건기구 WHO는 2019년 전세계적 10대 건강 위협요소 중 8번째로 백신 기피를 들었다. 마치 WHO의 예측을 증명이라고 하는 듯 2018년12월17일 대구에서 시작하여 2019년1월28일 기준 40명으로 홍역환자가 늘고있다. 지자체 보건소 마다 지속적인 주의와 비상체계를 가동한다는 뉴스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민족의 대이동 설연휴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확산될 지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54,481명의 홍역환자가 발생하여 16명이 사망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프랑스, 이탈리아, 루마니아 등의 유럽과 10,274명을 기록한 브라질이나 미국, 베네수엘라의 아메리카 또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바로 작년 한해 수만명의 홍역환자가 발생했다.

 

WHO는 백신접종이 가장 비용효율적인 방법이고 연간 2,3백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서 전세계적으로 홍역이 30%이상 증가한 것이 전적으로 백신거부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해 홍역퇴치 국가에서 다시 홍역이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유럽지역의 예방접종률이 85% 이하로 떨어졌고 특히 우크라이나는 2차접종률이 31%에 불과하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2차접종률은 98%에 달한다. 2014년 WHO로부터 홍역퇴치국가로 공인된 바 있다. 그러나 1997년부터 2차접종으로 강화되었기 때문에 2,30대는 홍역에 취약할 수도 있다. 40대이상은 어릴때 이미 홍역을 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이번에 홍역에 걸린 환자도 20대 9명, 30대 6명 그리고 2차접종 이전인 만4세 이하가 15명이다.(1월22일기준)

 

2016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전국예방접종률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2012년 출생아 48만명 중 접종력이 1건도 없는 접종누락자(1,870명)를 대상으로 방문면접조사(1,254명)를 실시해 미접종 사유를 확인해보니 해외거주로 인한 미접종이 74.0%(928명) 가장 많았지만, 보호자의 신념에 의한 접종거부가 19.2%(241명)나 되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약 안쓰고 아이키우기’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키우기’(일명 안아키)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안예모) 등 백신 거부에 경도된 사람들이 꽤있다. 국가가 강제하는 방식을 거부하고 개인의 다양한 선택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예방주사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다국적 제약 자본의 세계지배 전략에 대항하는 일종의 사명감, 좋은 엄마라는 감성에 자연친화적인 취양과 동양적 형이상학까지 더해져 극단에 이르기 십상이다.

 

믿음이 가치의 영역으로 도달하기 위해 가져온 근거는 거의 모두 확증편향적이지만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들에게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받아 들여진다. 홍역백신 MMR과 자폐증의 상관관계를 증명했다고 주장하는 논문은 결과를 조작하여 연관성 입증에 실패했음이 밝혀져 철회되었고, MMR백신 제조사와 소송을 준비한 단체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은 문제까지 붉어져 의사면허까지 박탈되었지만 아직까지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성서와도 같다.

 

2019년 WHO의 경고 5위에 항생제내성이 오른 것이 그들에게는 실제로 성배이기도 하지만 전염병의 문제가 전지구적 유행성 독감(3위), 에볼라 바이러스(6위), 백신기피(8위), 뎅기열(9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10위)로 5개나 된다는 사실은 간과하며 의도적으로 위험을 과장하는 것이라고 해버리면 그만이다. (참고로 1위는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이다)

 

다양한 개인의 선택의 문제는 목숨마저 불문할 수도 있다는 경험이 있다. 20대 건강한 남자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고관절 개방성 골절로 동맥이 파열됐다. 출혈이 심했고 수혈하면서 수술하면 큰 문제없이 회복할 수 있었지만 환자는 ‘여호와의 증인’ 신자였다. 지혈을 위한 다른 방법은 모두 실패했고 몇차례의 설득에도 보호자인 어머니는 계속 수술을 거부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는 신념 보다는 목숨을 선택하려는 의사를 보였으나 그때마다 보호자는 환자를 설득했고 서서히 의식을 잃다가 결국 숨졌다.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 동의하지는 못하지만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마음의 정리를 했던 것 같다. 프랑수아즈 사강에 의하면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는 인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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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 면역을 가진 노란사람이 일부분인 두번째 그림에서, 소수만 빨갛게 전염병에 걸려도 결국 면역이 없는 건강한 파란사람 대부분이 전염된다.

 

일반적으로 반자본 민주주의와 자연주의가 뭐가 나쁘겠냐만 예방접종과 집단면역에서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집단면역을 획득하려면 인구 대부분이 면역을 가져야 하고 그 수준은 질병에 따라 다르다. 전염력이 높은 홍역, 백일해는 92~95% 볼거리, 풍진, 소아마비 등은 75%~85%이면 집단면역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임의로 그렇게 정한 것이 아니라 방대한 과학적 연구에 의해 내린 결론이다.

 

MMR 접종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홍역에 걸리지 않았다고 주장할 지도 모르겠다. 걸려도 회복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2015년 134,200명이 홍역으로 사망했다는 점과 그들이 홍역에 걸리지 않은 것은 백신이 백해무익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98%의 집단면역에 빚을 지고 있는 것에 어떻게 답할까? 나를 파괴할 권리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전제 안에서만 존중될 수 있고 ‘여호와의 증인’이 수혈을 거부해도 최소한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많은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거부하면 (호주나 유럽 등 공중보건에 잘 갖춰진 나라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그야말로 지옥문이 열린다. 열이 나면서 발작적인 기침과 각혈을 하며 바싹 말라가는 가난한 환자들을 보며 “진단명이 폐결핵인가 빈곤인가”라고 묻던 닥터노먼베쑨의 고민처럼 전염병은 어린이나 가난한 사람들부터 정조준한다는 사실을 호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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