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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의 변화로 소위 ‘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것이 싼’ 현실이 되었다.  

즉석밥이 초창기 시장에 출시될 때 인상적인 광고카피가 기억에 남는다.

주룩 주룩 비가 오는 저녁 무렵, 아이를 데리러 학원 앞으로 마중을 간 엄마는 이래저래 늦어져 저녁 식사를 손수 준비하지 못할 거 같아 기다리는 남편에게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늦을 것 같은데 O반 먹을래요? 미안해요’

이때 엄마의 미안함을 싹 해결해주는 한마디, ‘미안해하지 마세요.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만큼 O반은 잘 만들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가족들의 밥을 준비하는 일이 주부 본연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즉석밥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왠지 미안한 일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필자도 아이들이 저학년일 때 소풍날 김밥을 만들었던 추억이 있다. 평소 요리를 잘 하지 못했지만 소풍날만이라도 직접 김밥도시락을 챙기는 것이 최소한의 엄마의 소임을 다하는 것인 냥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더랬다. 그러다가 고학년으로 갈수록 천국(?)에서 김밥을 사서 주거나, 현금으로 대체하기도 하면서 아이들이 크니깐 이젠 알아서 다 한다고 스스로 핑계거리를 찾기도 했다.

 

요리하지 않는 가정이 늘고 더 이상 사서 먹는 것이 미안하지 않게 되었다.

혼자만의 소비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생기는 경제 현상을 일컫는 일코노미(Solo Economy), 많은 기업들이 증가하는 1인가구를 타겟팅으로 하는 제품들을 시장에 쏟아 내기 시작했고 그 중 가장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다. 가정간편식은 간편한 식사대용품으로 즉석섭취(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 즉석조리식품(가공밥, 국, 탕, 스프 등), 샐러드․간편과일 등 신선편의식품 등이 해당된다.

요리곰손인 나에게 가정간편식은 유토피아가 아닐 수 없다.

이미 마트에는 눈이 휘둥그레 질만큼 다양한 가정간편식 코너가 상당한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유명한 팔도음식마저 간단하게 데우거나 봉지를 뜯는 수고만 더하여 냄비에 넣고 끓이거나 하면 가성비 높은 음식을 쉽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2010년부터 연 평균 21%씩 성장하였으며, 국내 시장 규모는 4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2~3% 수준을 감안한다면 가히 폭발적인 성장률이라 할 수 있다. 1~2인 가구․여성 경제활동 증가, 인구 고령화 등 사회구조 변화가 주요 원인이며 외식가격의 상승, 불황으로 외식을 기피하는 경향이 맞물려 오히려 시장 전망은 더욱 밝아지고 있다.

더하여 평상시 음식을 넘어 명절상차림 음식마저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 가정간편식은 이제 대세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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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봤을 때 이제 막 초기 단계에 돌입했다. 국가별 연간1인당 가정간편식 소비량을 비교해 보면 영국, 스웨텐, 미국의 1/3 수준이며 가까운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4% 수준에 그칠 뿐이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높다는 의미이다.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푸드테크’와 같은 새로운 창업분야도 창출하고 있다. 기존의 식품 관련 서비스업을 빅데이터와 비콘 등의 정보 통신 기술(ICT)과 접목해 음식점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 이용자가 직접 맛집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키친 인큐베이터 등이 푸드테크의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차세대 HMR로 주목받고 있는 CJ제일제당의 케어푸드(Care Food)는 건강상의 이유로 식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제품들로 주목받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상품을 출시함에 따라 ‘고기능성 식품’을 아우르는 단어로 확대, 부드러운 식감은 물론 나트륨과 영양 문제를 해결하면서 맛까지 높인 프리미엄 일상식으로 빠르게 진화되고 있다.

 

소비자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새벽배송이 늘고, 접근성 높고 친숙한 대상인 ‘야쿠르트 아줌마’의 배달로 굳이 오프라인 상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신선한 냉장상태의 HMR을 자택에서 받아 조달할 수 있다. 더욱 신선하고 더욱 간편한 모습으로 가정에 침투하고 있다.  

 

가정간편식의 드라마틱한 성장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타이밍’이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예전에도 있었던 간편식 수요를 식품회사들이 안전성과 맛이 철저히 관리되는‘건강한 인스턴트’ 컨셉으로 수요의 접점을 절묘하게 잡아낸 것이다.

가격과 맛, 그리고 안전성까지 갖춘 간편식 수요는 더 늘어 날것이며 고령화나 당뇨환자 등을 위한 맞춤형 프리미엄 제품들로 다양화 되면서 시장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이제 우리 지역농산물의 유통방법과 부가가치제고 측면에서 가정간편식 시장을 눈여겨봐야 할 때이다.

변화하는 사회구조, 가정간편식 시장 성장을 통해 고품질의 우리 지역 농산물 소비가 촉진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예를 들면 지역 주도로 상주의 신선한 농산물 생산지의 입지적 특성을 기반하여 건강한 식습관과 식품안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저열량 건강 도시락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이를 1인 가구의 거동이 불편한 고령 노인들을 위한 배달 도시락 시장의 사회적 사업화도 고려해 볼 사안이다.

인구 10만 명의 경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특산품 생산지로서의 명성에 안주하여 1차 생산 중심, 대량포장과 도매시장 출하의 단순한 유통구조를 고수하면서 지속가능한 지역활성화를 주창하기는 너무 요원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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