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구
2019.05.30 09:51

탈리오의 법칙 (Lex Talio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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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생각하고 있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무엇이냐?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에서 2019년3월29일 시작한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 설치 청와대 국민청원은 참사 5주기인 4월16일 20만명을 넘겼다. 청원 기한 마지막 날인 4월28일까지 24만명이 동참하였고 그로부터 1달이 지난 5월27일 청와대는 답변을 내놓았다.

 

답변에 나선 반부패비서관과 시민참여비서관은 국민적 의혹과 대통령의 의지를 재천명하였지만 아직은 독립적인 수사체계를 말할 단계가 아니라며 일축했다. 2020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나올 즈음에는 책임자 처벌의 공소시효가 지나 버릴 우려를 뒤로 하고 세월호 1기특조위와 마찬가지로 수사권 기소권이 없는 한계가 그대로 노정된 2기특조위 조사로 공을 넘겼다.

 

예은아빠는 이에 ‘청와대가 생각하는 세월호참사의 본질과 실체는 무엇일까? 청와대가 생각하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어떤 것일까?’를 물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널리 알려진 함무라비 법전은 기원전 1,750년대 고대 바빌로니아 왕조 6대왕 함무라비왕 시절 높이 2.25미터의 돌기둥에 세겨 놓은 성문법을 말한다. 전문, 후문 그리고 282조항 중 196조와 200조, ‘만약 자유민이 다른 자유민의 눈을 뽑으면, 전자(前者)의 눈도 뽑혀야 한다.’ ‘만약 자유민이 다른 자유민의 이와 뼈를 부러뜨렸으면 전자(前者)의 이와 뼈도 부러져야 한다.’고 되어 있단다.

 

바로 탈리오의 법칙(lex talionis)이다. 라틴어 탈리오(talio)는 ‘받은 그대로 되갚아주기’라는 뜻이다. 고대 국가가 형성되는 시기, 무제한적 복수가 허용되는 원시 미개사회에서 정의의 개념을 동해보복(同害報復, 입은 피해와 동일한 만큼의 복수)까지로 제한하는 일종의 진보라 할 수 있다.  

 

가해와 복수의 균형으로 응보적 정의감을 충족함으로써 개인간의 무차별 무제한적 복수를 종결하고 가해자 측의 재복수는 허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역사의 흐름과 지역에 따라 보상방법이 강제적이지 않게 되기도 하고 그 피해에 해당되는 가치로 돌려 받을 수 있게 된 것이 오늘날의 피해보상제도로 남았다고도 한다.

 

범죄드라마나 영화에서 살인을 살인으로 갚는 장면이 흔하다. 주인공의 고뇌는 극적 재미를 절정으로 이끌고 어떤 경우에는 살인을 되갚아 기꺼이 감옥에 가거나 경찰의 총에 맞아 죽기도 한다. 다른 경우에는 그런다고 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라며 본능적인 분노를 억누르는 고귀한(?) 결말의 영화도 많다.

 

예은아빠의 저 질문에서 차분한 논리가 읽히기 보다는 이악문 분노가 느껴진다. 전면 재수사의 근거로 ‘과실과 태만, 직무유기가 아니라 살인범죄’라 절규하는 예은아빠에게 ‘당했어도 필요 이상으로 갚아서는 안된다’는 제한된 탈리오니스는 어디까지인가? 만약 나라면?

 

5.18 학살의 주범 전두환과 그 똘마니들이 수백억 수천억 재산가로 떵떵거리며 살아 왔다는 뉴스타파의 보도가 최근 있었다. 오늘날의 법정의는 과연 가해와 복수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가?

 

한가닥한다는 인간들이 성노리개로 죽음에 내몬 배우 장자연 사망사건을 재조사한 과거사위원회에서 조차 특수강간에 대한 수사권고와 장자연리스트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아 검사동일체는 증명하였을 지 몰라도 74%의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대한민국에서 가해와 복수의 균형으로 충족된 응보적 정의감은 무엇인가?  

 

유전무죄, 유권무죄가 고착화되어 온나라가 점점더 집단적 무기력에 빠지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원시적인 ‘눈에는 눈, 이에는 이’보다 우리는 정녕 더 문명화되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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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박물관의 함부라비 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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