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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의소리

흐뭇의 가벼운 이야기
2015.12.02 11:25

[흐뭇의 가벼운 이야기] 장난감은 쓰레기?

조회 수 246 추천 수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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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감은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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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교회에서 달란트 잔치를 하고, 장난감을 한 봉지 가져왔습니다.

 

교회를 다닌 적이 없는 저는 달란트 잔치가 뭔지 몰랐는데, 딸의 설명을 들어보니 매주 일요일에 교회에 나간 횟수만큼 달란트를 받게 되고, 그 달란트를 가지고 장난감을 살 수 있는 작은 시장을 분기별로 연다고 합니다. 생일잔치를 겸해 열리는 그 날 때문에 딸도 평소에 교회에 꼬박꼬박 나가는 듯 하구요.

 

처음으로 달란트 잔치에 참석하고 장난감을 많이 가져온 딸이 아주 우쭐거립니다. 장난감을 좀처럼 사주지 않는 부모덕에 이렇게 많은 새장난감을 제 돈으로 산 것은 처음이니 의기양양하겠지요.

 

갖고 온 장난감들을 훑어보니 다이* 등에서 1~2천이면 살 수 있는 조잡한 장난감들입니다. 동생들에게 선심 쓰듯이 하나씩 나눠주고, 자기 것을 챙겨서 얼른 방으로 들어갑니다.

 

새 장난감을 가진 기쁨은 잠시, 동생들은 서로 갖겠다고 다투고, 딸아이는 방에서 모래알처럼 작은 비즈 알이 쏟아져서 못 담겠다고 훌쩍이고, 어느 장난감은 금세 망가졌다고 짜증을 내고, 집 안은 북새통이 되었습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 저는 이 모든 게 장난감 탓이라고 여겨졌어요. 딸에게 앞으로 이런 장난감을 받아 오지 말라고 날카롭게 쏘아붙입니다. 이렇게 쉽게 망가지는 싸구려 장난감은 금방 쓰레기가 되고 만다고 아이에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부담 없이 아이 손에 쥐어주는 장난감 하나에 지구의 자원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만들어지는 과정이며, 우리나라까지 오는데 드는 에너지며 등등 이런 것들을 아이에게 설명하기는 아직 무리이지 싶어 속으로 삼킵니다.

 

그저 이런 장난감은 금방 쓰레기가 된다는 것만 누차 반복하여 이야기하고, 그 이유 때문에 엄마 아빠가 장난감을 사줄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합니다. 알아듣는지는 모를 일이죠.

 

어느새 다음 달란트 잔칫날이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딸아이와 아들 녀석까지 갑니다. 벌써 머리가 복잡해지는 군요. 가기 전에 신신당부를 합니다. 장난감 외에 다른 게 뭐가 있는 줄은 모르겠지만, 지난번에 장난감과 더불어 스케치북을 사 온 기억이 나서,

 

“영인아, 가면 꼭 갖고 싶은 장난감은 한 가지만 사고, 나머지는 다 스케치북으로 사. 너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니까 스케치북이 많이 필요하잖아?”

“알았어. 엄마. 그럼 지오는?”

“지오는 달란트 잔치가 처음이니까 자기가 사고 싶은 걸로 사도 돼. 너도 처음엔 마음대로 샀잖아. 혹시나 달란트가 남거든 스케치북을 사라고 해.”

“응. 알았어!”

 

옆에서 듣던 아들도 거듭니다.

“엄마, 나도 장난감 안살거야. 스케치북 살 거야.”

 

대답은 시원스레 하지만, 과연 내 말대로 할까 싶습니다. 아들은 이제 겨우 6살인데다, 장난감이 눈앞에 있으면 정신을 못 차릴게 뻔합니다. 기대를 말아야죠.

 

저녁이 다되어서가 돌아온 아이들은 봉지를 자랑스레 내밉니다.

 

“엄마, 내가 장난감 한 개 사고, 스케치북 다 사왔어.”

“우와~”

 

정말 장난감은 1~2가지 뿐, 나머지는 연습장이며 크레파스, 스케치북등 이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지오도 장난감을 안 샀어?”

“장난감이 별로 없었어. 몇 가지 밖에 없고, 이번엔 다 학용품이던걸?”

“으응……. 그래…….”

 

희한한 일이네 싶다가 갑자기 머리가 번쩍하며 스쳐지나가네요.

 

“너 혹시 교회선생님에게 엄마가 장난감이 쓰레기라고 했어?”

“응”

“아이고야…….어쩐지......”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기껏 교회에서 정성껏 준비한 선물들을 집에 보냈더니 부모가 그걸 쓰레기라고 한다니 선생님께서는 얼마나 황당하고 민망하셨을까.

 

딸이 내 말을 곧이곧대로 전할 줄을 몰랐는데 말이죠. 한 방 얻어맞았어요. 이 녀석이 밖에 나가면 말도 잘 못하고 얌전한 줄로만 알았더니, 온갖 얘기 다 하고 다니고 있었네요. 알고 보니 아들은 유치원에 가서 유치원선생님에게 엄마가 장난감이 쓰레기라고 했다고 떠벌리고 있었어요. 아이고, 머리야.

 

그래도 한편 잘되었지 말입니다. 어찌되었건 간에 교회선생님께서 감사하게도 달란트 잔치의 품목을 학용품으로 다 바꾸어 주셔서요. 앞으로 스케치북 살 걱정은 없겠어요.

 

저는 이제 아이들이 스케치북을 흥청망청 써대는 걸 보면서 머리가 좀 아플 뿐 이예요.

 

 

http://blog.naver.com/okay111.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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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르는돌 2015.12.03 10:26
    세상은 좀 더 불편해져야 된다고 봅니다. 소위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일상이 쌓여 나라를 거덜내고 있으니까요. 사소하더라도 나도 지키지 못하는 일일지라도 늘 깨어있도록 서로에게 자극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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