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뭇의 가벼운 이야기
2015.12.02 11:25

[흐뭇의 가벼운 이야기] 장난감은 쓰레기?

조회 수 275 추천 수 2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장난감은 쓰레기?

크기변환_사본 -20150324_190012.jpg

 

딸아이가 교회에서 달란트 잔치를 하고, 장난감을 한 봉지 가져왔습니다.

 

교회를 다닌 적이 없는 저는 달란트 잔치가 뭔지 몰랐는데, 딸의 설명을 들어보니 매주 일요일에 교회에 나간 횟수만큼 달란트를 받게 되고, 그 달란트를 가지고 장난감을 살 수 있는 작은 시장을 분기별로 연다고 합니다. 생일잔치를 겸해 열리는 그 날 때문에 딸도 평소에 교회에 꼬박꼬박 나가는 듯 하구요.

 

처음으로 달란트 잔치에 참석하고 장난감을 많이 가져온 딸이 아주 우쭐거립니다. 장난감을 좀처럼 사주지 않는 부모덕에 이렇게 많은 새장난감을 제 돈으로 산 것은 처음이니 의기양양하겠지요.

 

갖고 온 장난감들을 훑어보니 다이* 등에서 1~2천이면 살 수 있는 조잡한 장난감들입니다. 동생들에게 선심 쓰듯이 하나씩 나눠주고, 자기 것을 챙겨서 얼른 방으로 들어갑니다.

 

새 장난감을 가진 기쁨은 잠시, 동생들은 서로 갖겠다고 다투고, 딸아이는 방에서 모래알처럼 작은 비즈 알이 쏟아져서 못 담겠다고 훌쩍이고, 어느 장난감은 금세 망가졌다고 짜증을 내고, 집 안은 북새통이 되었습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 저는 이 모든 게 장난감 탓이라고 여겨졌어요. 딸에게 앞으로 이런 장난감을 받아 오지 말라고 날카롭게 쏘아붙입니다. 이렇게 쉽게 망가지는 싸구려 장난감은 금방 쓰레기가 되고 만다고 아이에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부담 없이 아이 손에 쥐어주는 장난감 하나에 지구의 자원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만들어지는 과정이며, 우리나라까지 오는데 드는 에너지며 등등 이런 것들을 아이에게 설명하기는 아직 무리이지 싶어 속으로 삼킵니다.

 

그저 이런 장난감은 금방 쓰레기가 된다는 것만 누차 반복하여 이야기하고, 그 이유 때문에 엄마 아빠가 장난감을 사줄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합니다. 알아듣는지는 모를 일이죠.

 

어느새 다음 달란트 잔칫날이 다가옵니다. 이번에는 딸아이와 아들 녀석까지 갑니다. 벌써 머리가 복잡해지는 군요. 가기 전에 신신당부를 합니다. 장난감 외에 다른 게 뭐가 있는 줄은 모르겠지만, 지난번에 장난감과 더불어 스케치북을 사 온 기억이 나서,

 

“영인아, 가면 꼭 갖고 싶은 장난감은 한 가지만 사고, 나머지는 다 스케치북으로 사. 너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니까 스케치북이 많이 필요하잖아?”

“알았어. 엄마. 그럼 지오는?”

“지오는 달란트 잔치가 처음이니까 자기가 사고 싶은 걸로 사도 돼. 너도 처음엔 마음대로 샀잖아. 혹시나 달란트가 남거든 스케치북을 사라고 해.”

“응. 알았어!”

 

옆에서 듣던 아들도 거듭니다.

“엄마, 나도 장난감 안살거야. 스케치북 살 거야.”

 

대답은 시원스레 하지만, 과연 내 말대로 할까 싶습니다. 아들은 이제 겨우 6살인데다, 장난감이 눈앞에 있으면 정신을 못 차릴게 뻔합니다. 기대를 말아야죠.

 

저녁이 다되어서가 돌아온 아이들은 봉지를 자랑스레 내밉니다.

 

“엄마, 내가 장난감 한 개 사고, 스케치북 다 사왔어.”

“우와~”

 

정말 장난감은 1~2가지 뿐, 나머지는 연습장이며 크레파스, 스케치북등 이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 지오도 장난감을 안 샀어?”

“장난감이 별로 없었어. 몇 가지 밖에 없고, 이번엔 다 학용품이던걸?”

“으응……. 그래…….”

 

희한한 일이네 싶다가 갑자기 머리가 번쩍하며 스쳐지나가네요.

 

“너 혹시 교회선생님에게 엄마가 장난감이 쓰레기라고 했어?”

“응”

“아이고야…….어쩐지......”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기껏 교회에서 정성껏 준비한 선물들을 집에 보냈더니 부모가 그걸 쓰레기라고 한다니 선생님께서는 얼마나 황당하고 민망하셨을까.

 

딸이 내 말을 곧이곧대로 전할 줄을 몰랐는데 말이죠. 한 방 얻어맞았어요. 이 녀석이 밖에 나가면 말도 잘 못하고 얌전한 줄로만 알았더니, 온갖 얘기 다 하고 다니고 있었네요. 알고 보니 아들은 유치원에 가서 유치원선생님에게 엄마가 장난감이 쓰레기라고 했다고 떠벌리고 있었어요. 아이고, 머리야.

 

그래도 한편 잘되었지 말입니다. 어찌되었건 간에 교회선생님께서 감사하게도 달란트 잔치의 품목을 학용품으로 다 바꾸어 주셔서요. 앞으로 스케치북 살 걱정은 없겠어요.

 

저는 이제 아이들이 스케치북을 흥청망청 써대는 걸 보면서 머리가 좀 아플 뿐 이예요.

 

 

http://blog.naver.com/okay111.do

 

자동이체후원.png
  • ?
    구르는돌 2015.12.03 10:26
    세상은 좀 더 불편해져야 된다고 봅니다. 소위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일상이 쌓여 나라를 거덜내고 있으니까요. 사소하더라도 나도 지키지 못하는 일일지라도 늘 깨어있도록 서로에게 자극이 필요합니다.

  1. [흐뭇의 가벼운 이야기] 장난감은 쓰레기?

    장난감은 쓰레기? 딸아이가 교회에서 달란트 잔치를 하고, 장난감을 한 봉지 가져왔습니다. 교회를 다닌 적이 없는 저는 달란트 잔치가 뭔지 몰랐는데, 딸의 설명을 들어보니 매주 일요일에 교회에 나간 횟수만큼 달란트를 받게 되고, 그 달란트를 가지고 장...
    Date2015.12.02 Category흐뭇의 가벼운 이야기 Reply1 Votes2 file
    Read More
  2. [김갑남요리칼럼]청국장과 햅쌀밥

    청국장과 햅쌀밥 추운 겨울이 오기전에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흰쌀밥과 햇콩으로 만든 청국장을 먹어두면 뼈속까지 살이 차올라 추위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하네요, 청국장을 띄울때면 친정 어머님과 아버님이 생각이 나네요. 햇콩을 삶아서 소쿠리에...
    Date2015.11.30 Category김갑남 요리 칼럼 Reply2 Votes2 file
    Read More
  3. [이상명칼럼] 소주값이 오른다고야?

    소주값이 오른다고야? 좋~~다! 열두 줄 가야금 뚱뚜둥 뚱뚱 ~~ 소주값이 오른다고? 햐~ 그래서 한잔 달빛 아래 동무와 함께 주고 받는 술 잔이면 기막히게 좋겠으나 창틈으로 스며드는 달빛을 동무삼아 마시는 술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야.. 술병 말랐다고 서...
    Date2015.11.27 Category이상명 칼럼 Reply1 Votes0 file
    Read More
  4. [우윤구 건강칼럼] 아! 농민 백남기 어르신...

    아! 농민 백남기 어르신... 삼성연합신경외과 내과 의원 우윤구 지난 11월14일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70세 농민이 살인적 물대포를 머리에 직격으로 맞은 후 심한 외상성 뇌출혈로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였습...
    Date2015.11.23 Category우윤구 Reply1 Votes2 file
    Read More
  5. [늘봄의 시사돋보기]정부는 핵발전소 건설 포기해야

    영덕 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는 영덕주민의 승리 정부는 핵발전소 건설 포기해야 ‘상주 성주봉 일대에 핵발전소가 들어선단다. 시장과 시의회가 주민들의 뜻도 물어보지 않고 10만 주민중 단지 400여명의 서명을 첨부해 부지 유치 신청을 했다. 전국 제1...
    Date2015.11.19 Category늘봄 Reply2 Votes1 file
    Read More
  6. [도명칼럼]내인생의 전환점 3

    내인생의 전환점 3 상주 모동면 한 포도 농장에 둥지를 틀고 난 뒤, 아내는 십년의 기다림 끝에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 산청에 자리잡고 있는 간디중학교에 다니고 있던 아들은 나름대로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다. 덩그마니 혼자 남겨진 나는, 농장주와...
    Date2015.11.09 Category신명섭 Reply3 Votes2 file
    Read More
  7. [하은아빠의 교육] “하은아빠의 삶과 배움"

    < 도대체 학교에서 무슨 일이? > 무슨 사진처럼 보이시나요? 네, 버려진 폐지입니다. 차량에 책이나 종이들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네요. 쉽게 말해 쓰레기 더미죠. 사실 이 사진은 몇 해 전 근무하던 어느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찍은 것입니다. 대학수학능력...
    Date2015.11.05 Category하은아빠 Reply1 Votes2 file
    Read More
  8. [우윤구 건강칼럼]영양제에 대하여.....

    영양제에 대하여..... 삼성연합 신경외과 내과의원 우윤구 하루 이틀 된 주제는 아닙니다만, 흔히 접하는 것에 비해서 잘 따져 보지 않는 문제임에는 분명합니다. “기운도 없고 며칠간 밥도 못 먹고 해서 영양제 하나 맞으러 왔어” “좋은 거...
    Date2015.10.28 Category우윤구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9. [이상명칼럼]가을 밤에...

    가을 밤에... 검은 밤이 며칠 지나갔습니까? 붉은 꽃으로 피우겠습니다 꽃잎 하나하나 님께서 오신다면.. 숫 처녀 선홍피빛으로 봉우리를 터뜨리겠습니다 하얀 새벽이 며칠 오셨습니까? 고운 얼굴을 그리겠습니다 빛 줄기 따라 님께서 가신다면.. 분내 풍기는...
    Date2015.10.25 Category이상명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10. [김영철의 삐딱하게 보는 세상]F35는 독도를 지킬 수 있을까?

    F35는 독도를 지킬 수 있을까? F35는 우리나라가 다음 세대 전투기로 도입할 기종입니다.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개발 중입니다. 현재 대당 예상 가격이 천억 원을 훌쩍 넘는데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은 얼마가 될지 모릅니다. 실전에 배치가 가능...
    Date2015.10.23 Category김영철 Reply1 Votes1 file
    Read More
  11. [하춘도칼럼]맛있는 밥 지어보세

    맛있는 밥 지어보세 천고마비 계절이라 / 몸과마음 키워보세 오랑캐라 흉노족이 / 겨울양식 장만하러 말이살찐 가을날에 / 중국땅을 짓밟으니 중국왕의 근심걱정 / 누구라서 덜어줄까 분서갱유 진시황이 / 만리장성 쌓았으나 높다하면 돌아가고 / 넓다하면 다...
    Date2015.10.22 Category하춘도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12. [김소영칼럼]당신은 진정 행복을 원하는가?

    당신은 진정 행복을 원하는가? 김소영 <행복의 조건은 행복하지 않을 조건이 된다> 어느 스님이 이런 글귀의 사진을 보내 왔다. "평생 돈만 쫓아다니다가 돈놈, 돈녀가 되어 조금 모은 돈, 병원에 다 바치고 죽어가더라." 많은 사람들이 종종 말하고 있는 이 ...
    Date2015.10.16 Category김소영 칼럼 Reply0 Votes3 file
    Read More
  13. [조혜순칼럼]귀향을 준비하며

    조혜순 20년간 인터넷 전문가 50대 이후에는 경력관련 상담 및 강의를 하고 있다. 2008년 상주 양촌동으로 귀향. facebook : http://www.facebook.com/haesooncho02 E-mail : haesoon02@hanmail.net (1) 귀향을 계획하며 무엇인가 알았다 생각할 때 아무것도 ...
    Date2015.10.15 Category조혜순 칼럼 Reply0 Votes1 file
    Read More
  14. [늘봄의 시사돋보기]국사교과서 검정제는 역사쿠데타다

    국사교과서 검정제는 역사쿠데타다 나는 유신헌법시대 초중고를 다녔다. 초등학교때는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했고, 중고시절엔 유신헌법만이 진리인양 배웠다. 당시 역사교과서는 국정제였다. 당시 교과서는 오류가 없는 성경책이나 다름없었다. 유신이 한국적 ...
    Date2015.10.09 Category늘봄 Reply3 Votes4 file
    Read More
  15. [함석호 건축칼럼] 고향 친구네 부모님댁 집짓기-2

    고향 친구네 부모님댁 집짓기-2 오랜만에 소식을 올립니다. 날은 덥고, 추석 전까지 입주를 완료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맘의 여유가 없었습니다.바닥 미장을 완료하고 이제는 추석 전에 입주를 완료할 수 있겠다는 맘의 여유가 생기니 그동안에 공사 진척 ...
    Date2015.10.07 Category함석호 건축 칼럼 Reply0 Votes0 file
    Read More
  16. [김갑남 요리칼럼]고추 장아찌 담그기

    가을이 깊어가네요.. 이제 곧 서리도 내리고 낙엽도 지겠지요 서리가 내리면 텃밭의 고추도 물러질테니 부지런히 풋고추를 따다가 장아찌도 담그고, 부각도 만들어야 겠어요. 야들야들한 애기 고추는 굵은 멸치 부셔 넣어 조림을 하고, 약이 오른 고추는 잘게...
    Date2015.10.04 Category김갑남 요리 칼럼 Reply2 Votes0 file
    Read More
  17. [우윤구 건강칼럼] “착한 염증? 나쁜 염증?”

    “착한 염증? 나쁜 염증?” [삼성연합 신경외과 내과의원 우윤구] 관절이나 척추 통증으로 병원에 온 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 후, 보통은 처방전을 줘서 약을 먹게 합니다. 그리고 다음번에 환자가 병원에 오면 자주 이렇게 됩니다. 의사 “좀 ...
    Date2015.10.02 Category우윤구 Reply1 Votes2 file
    Read More
  18. [김영철의 삐딱하게 보는 세상] 전기차는 정말로 환경과 친하고 연비도 좋은 걸까?

    승승장구하던 세계 최대의 자동차 그룹 폭스바겐이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연비가 좋으면서도 깨끗한 디젤이라고 홍보해 왔는데 배기가스를 처리하는 장치들이 자동차를 검사할 때만 작동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세간의 관심이 전기...
    Date2015.10.02 Category김영철 Reply4 Votes4 file
    Read More
  19. [이상명칼럼]달이요, 예쁜 달님이요~~

    달아~ 예쁜 달~~~ 얼릉얼릉~ 세수도 하고 분 가루도 바르고 무대에 서야지~~ 벌써부터 관객들이 기다리고 있잖아 리어설은 없어 설명 잘 들어 자.. 파란하늘 무대에 붉은 태양 조명이 서서히 꺼지고 검은 커튼이 드리워 질때 예쁜 달 그림자 살며시 옷 벗어주...
    Date2015.10.01 Category이상명 칼럼 Reply0 Votes0 file
    Read More
  20. [흐뭇의 가벼운 이야기]코스모스

    학교에서 했던 미술 수업은 정답이 있는 것만 같고, 나는 그 답을 할 수 없어서 매우 재미없었지만, 마흔을 눈앞에 두니 어쩐지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어요. 세밀화 같은거요. 후배인 진영이에게 부탁해서 마을에서 한 달에 한 번 미술 수업을 하기로 했어요. ...
    Date2015.10.01 Category흐뭇의 가벼운 이야기 Reply0 Votes0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