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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의소리

신명섭 칼럼
2015.12.24 10:06

[도명칼럼] 내 인생의 전환점 4

조회 수 299 추천 수 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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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6일. 상주 승곡체험마을 식당겸 강당. 

20평 남짓한 공간에 100 여명의 사람들이 빼곡하게 둘러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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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로 귀농귀촌한 여섯 명의 중년 남녀로 구성된 '노래하나 햇볕한줌'의 정기 발표회가 있는 곳이다. 건축사와 설계사로 근무하다가 13년전에 귀농해서 소와 닭을 키우며 방과후 목공교사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있는 이용선 백승희 부부. '극단 한강'단원으로 활동하다가 귀촌, 방과후 연극교사를 하며 역시 다양한 문화활동을 하고 있는 송연수씨. 아이 둘과 함께 시골살이하며 외서마을 도서관의 중추역할을 자임, 다방면의 재능을 나누고 있는 최진아씨. 14년전 귀농해서 농사짓다가 인연이 닿아 배우게된 목수일을 전업으로 삼아 살고있는 도명과 보리 부부등.
애초에 노래와는 그닥 상관없어 보이는 이들이 그저 노래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반은 수다로 반은 노래로 채워가며 지내오기를 어언 1년여. 그 1년동안 '탈핵강좌 사전공연'을 필두로 '세월호 추모공연' 수차례, '동학기념제'와' 예천 아리랑 축제'등에 초청되기도 하고 문경 혹은 함창등에서 열린 소소한 문화행사들에 참여하며 그들의 취미생활을 공유해왔다.  이제 그 1년을 정리하는 의미로 준비한' 정기 발표회'를 통해 , 지역에서 여러형태로 활동하고 있는 문화팀 혹은 개인들과 함께 문화자립을 시도해보기로 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구성된 공연 현장. 무대가 따로 없는 공간 앞쪽에 그들이 자리잡고 앉았다. 나머지 삼면에는 맨바닥에서부터 초대손님들이 삼중으로 둘러앉았고 그 사이사이에는 이날의 또다른 공연자들이 함께 앉아 있었다. 저녁 7시에 시작된 공연은 노래하나팀의 공연으로 시작하여 게스트들과 주거니 받거니하며 이어졌다. 부산에서 인디가수로 활동하고있는 가수 '이내'는 특유의 입담과 재치, 밝고 명랑한 노래로 객석을 들썩이게 하며 공연장 분위기를 한껏 북돋우었다. 이어서 시 암송 모임인 '떡생시모'의 시 암송. 조명을 모두 끄고 눈을 감은 채 시를 들으니 ' 아 시가 이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노래하나팀의 합창과 멤버의 독창곡...
그저 노래가 좋아서 시작한 노래모임 .
한번도 누구 앞에서 맨정신으로 노래를 불러본 적도,또 부르게 될 거란 생각도 해본 적 없었다는 노래팀 팀원이 스스로 기타를 치며 혹은 키보드를 반주하며 노래까지 하는 모습은 이들이 꿈꾸는 문화자립 이라는 단어가 공허한 말이 아님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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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아마추어의 노래에 더 감동 받은 이는 현재 인디가수로 활동하고있는 진영밴드였다. 서울 홍대앞에서 '시티 엠'이라는 그룹으로 활동하고있으며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에 고향인 상주로 귀농한 30대 초반의 젊은 예비부부인 이들은 공연에 앞서 서울 홍대앞에서 보여지는 공연들보다 더 감동적인 공연이었다며 홍대앞에서 음악한다는 사람들 여기와서 좀 보고 배워야한다고 말해 좌중의 박수와 웃음을 자아냈다. 특유의 감미롭고 감성적인 목소리로 이날 공연의 품격을 한층 높여준 진영밴드의 상주입성과 성공적인 귀농을 기원한다. 그리고 이어진 또 한번의 시낭송. 그 흔한 배경음악도 없이 시어와 암송자의 호흡만으로 채워진 이 시간은 그 어떤 음악이나 웅변 못지않은 강한 울림으로 청중들의 가슴을 뚫고 들어왔다. 계속되어지는 '노래하나'의 공연과 뒤를 이은 또 하나의 지역 자생 노래팀인 '농밴'의 공연. 역시 귀농한 사람들이 주축이된 이 노래팀은 농민회 활동이 계기가 되었는데 주로 행사위주로 활동을 해서 '행밴'이라 부르기도하는 재주꾼들의 모임이다 노래하나 팀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이들의 흥겨운 노래뒤에 등장한 오늘의 스타. 임준형군. 방년 15세. 귀농한 부모를 따라 전기도 제대로 쓰지않는 집에서 학교도 안가고 홈스쿨링 중인 준형이는 2년여동안 혼자 독학으로 배운 어쿠스틱 기타곡 황혼' 을 환상적으로 연주해 청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수줍은 소녀같은 모습에 가녀린 손가락에서 울려나오는 기타소리에 모두가 행복하지는 밤이었다
이어서 노래하나팀의 합창과 독창이 있은 후 1 부순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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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분의 휴식 후 첫 순서는 이웃동네인 문경 희양산 공동체의 우크렐레 팀. 특히 팀장인 창환씨의 걸쭉한 입담과 신나는 공연으로 2부 순서가 즐겁게 문을 열고 노래하나 팀의 공연과 또 한번의 시 낭송.
그리고 또다시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어 준 박용범 밴드의 공연. 전문 기타리스트인 박용범씨와 상주 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젊은 친구가 겷합해 만들었다는 '폴리스트' . 자작곡한 곡을 전자기타로 연주해 분위기를 한껏 돋운 뒤, 시원하게 뻗어나오는 락커같은 발성으로 '불놀이야'를 비롯 '그건 너' 등의 7080 노래와 자작곡을 불러 청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렇듯 떠들썩해진 좌중을 카리스마있는 목소리와 감정으로 바로 잠재워 버린 선생님의 시 암송은 조용함으로도 강함을 이겨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모두 숨죽인 채 한마디 한마디 읊어지는 시어에 온 마음을 쏟으며 듣는 모습을 통해 참여한 모든 이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노래하나팀의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긴 '철망앞에서' 라는 노래를 북과 태평소, 그리고 노래문화모임 회원이 함께하는 대합창으로 부르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려 3시간이 넘는 공연이었다.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좌석도 없이 옆사람 숨소리가 들릴정도로 비좁게 서로 붙어 앉아야만 하는 좁은 공간에서 긴시간을 보냈지만 함께 웃고 함께 박수치고 함께 노래부르며 한마음이 되었고 모두가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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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자와 관객을 가르는 무대는 없었다. 공연자들은 관객속에 함께 앉아, 제자리에 앉은 채 공연을 했고 관객은 옆자리에서 그 노래를 들었다. 공연을 마친 공연자는 또다시 관객이 되어 흥을 돋우었다. 공연중에 생기는 어떠한 실수도 모두 웃음으로 승화되었고 서투름은 오히려 순수한 아름다움이었다. 참여했던 모든이들이 '행복한 공연이었다' ' 함께해서 즐거웠다'고 입을 모았던 이날의 공연은 그동안 전문가에 의해 장악되었던 무대를 끌어내려 대중의 품으로 되돌리고자 했던 수수한 시도의 결과였다. 거창한 목적없이 큰 돈 들이지 않고 참여한 모두가 주체가 되어 서로에게 집중하고 마음을 나누며 서로 하나됨을 느끼게 만든 이날의 공연은 진정 작아서 아름다운, 낮은 음악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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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봄 2015.12.24 12:13

    상주라서 가능한 소박하고 따뜻한 공연자리... 올해도 기대했는데 아쉬워요~~ 문화자립이 먹거리자립, 의료자립에 비해 생소하긴 했지만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문화자립 역할이 클거라 기대됩니다. 얼른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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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물처럼 2016.01.01 10:52
    언제 한번 음악회에 꼭 가야겠네요. 연락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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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랑자 2016.01.04 19:24
    상주에 이런분들이 함께여서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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