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말누리 이야기
2018.01.25 18:05

소리를 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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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보는 사람[손말누리 이야기] 

 

 

수화통역사 김옥경

 

손말누리2.jpg

 

2015  4 월 나는 한 드라마에 빠져있었다 웹툰으로 제작되어 인기를 얻었던 이 드라마는 냄새라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시각화한 것으로 충격적인 사건 후 냄새를 보게 된 여주인공과 경찰인 남주인공이 함께 냄새를 통해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독특한 주제의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이다 드라마는 일상의 냄새들을 다양한 색체와 모양으로 시각화 했고 그런 시각적 요소들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설레게 했다 .

 

나는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이다 .

직업 상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수화통역사라 부른다 .

수화통역사인 나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소리를 잘 보여 줄 수 있을까 ?’였고 이런 노력이 무기력해질 무렵 시청하게 된 냄새를 보는 소녀는 나의 상상력을 깨우고 설레임으로 다가와 소리를 잘 보여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다시금 몰두하게 했다 .    

 

나의 일과는 소리를 보는 사람 농인들과 함께 시작된다 .

농인다소 생소한 이 단어는 소리를 듣는 사람 청인의 반대어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사람인 청각장애인을 지칭한다 물론 청각장애인이라 하여 모두가 농인은 아니다 보조기기 (보청기 등 )를 이용해 소리를 어느 정도 듣고 분별 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하는 난청인도 있다 .

 손말누리.jpg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이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생기는 웃지 못 할 일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청각장애인의 귀가에 얼굴을 대고 고함치듯 말을 하거나 또는 고개를 숙인 체 혼자 중얼거리듯 말 하다 결국 고구마를 삼킨 듯 답답한 표정으로 청각장애인을 바라보는 것이다 영문도 모른 체 이를 바라보는 청각장애인의 마음은 어떨까 ?

 

수화통역사와 청각장애인 우리의 대화는 눈 맞춤으로부터 시작된다 .

그리고 청각장애 유형 (농인 난청인 )에 따라 수화나 글 또는 보통의 목소리로 천천히 또박또박 입모양을 보며 대화를 나눈다 우리의 소통은 이렇게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흘러 서로의 이야기에 시선을 맞추며 삶을 공유한다 .

 

청각장애인 단순히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사람이 아닌 소리를 볼 수 있는 사람 !

이러한 인식이 사회에 퍼져 눈 맞춤으로 시작되는 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거나 불편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사회를 꿈꿔본다 그런 사회를 위한 걸음에 조심스럽게 당신을 초대하며 혹여 당신이 삶의 자리에서 만나게 될 청각장애인을 위해 눈 맞춤으로 마음을 열고 수화나 글 또는 입모양으로 서로의 소리를 바라보고 소통해주길 소원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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