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칼럼
2018.02.27 15:05

지역재생, 지방분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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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상주시 번화가의 상징이었던 서문네거리(일명 로터리).

 요즘 이 근처에도 빈 점포가 늘고 있다. 20~30년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북적거리는 상주에서 초중고를 다닌 나는 쪼그라 들고 있는 상주의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무척 힘들다. 정녕 이대로 우리 지역이 소멸되도록 바라만 봐야 하겠는가?

 

 한때 인구 26만을 자랑했던 천년고도 상주가 이제는 10만을 겨우 턱걸이하는 인구절벽의 도시로 추락했다. 노인들은 넘쳐나고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있으며, 남아 있는 젊은이들도 기회만 되면 상주를 떠날 궁리를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상주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중소도시 대부분이 비슷한 실정이다.

 바야흐로 지방소멸시대라고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를 걱정하고, 청년실업을 우려하며 동네가 사라지는 것을 절감한다. 인구가 감소하자 학교가 문을 닫고 영화관이 문을 닫고 아이 낳는 병원이 문을 닫는다.

 

 그런데도 지역의 정치인들은 아직도 실현 불가능한 허황된 대기업유치 타령만 하고, 대규모 토건등 경제성 없는 사업에만 메달려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과연 제대로 된 대기업이 가장 큰 소비처인 수도권을 버리고 인력 구하기도 힘들고 물류비도 많이 드는 상주까지 오겠는가?

 언젠가 L모 기업의 임원에게 상주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가장 먼저 돌아오는 질문이 ”고용할 인구가 충분히 있는가?“ 였다. 그리고는 교육, 문화시설을 물어왔다. ”공장만 달랑 올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잘라 말했다.

 대기업유치 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기업이 잘 오지도 않겠지만 설령 온다고 해도 부작용도 만만찮다. 최근 군산의 GM공장의 예만 봐도 그렇다. 기업 하나 때문에 지역 전체가 타격을 입는다. 또 대기업에서 블랙홀처럼 인력을 빨아들이면 작은 기업들이 힘들게 된다.

 

 또한 토건사업은 어떠한가?

 몇해전 30조 규모의 4대강 사업이 시작될때쯤 ‘4대강 사업은 상주가 발전할 수 있는 단군이래 최대의 기회’라고 말하던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과연 상주가 4대강 사업 덕분에 경기가 살아났는지?

 대규모 토건사업은 ‘반짝경기’는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그것도 일부 업자들에게만) 지역발전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언젠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말이 생각난다.

 ”종업원 1만명인 대기업 한 개를 유치하는 것 보다 종업원 1명인 소기업 1만개를 육성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러기 위해선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해야한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도로, 하천 농경지정리 등 SOC(사회간접자본)에 투자를 해왔으며 해마다 토건예산이 지나치게 많이 편성되어 연말이면 도로를 갈아엎고는 했다.

 

 하드웨어는 겉보기에 뭔가 결과로 보이고 또 지역에도 남아 있기에 가장 큰 성과물로 보여지기도 한다. 반면 사람에 대한 투자는 성과물이라고 규정하기가 애매한 것이 맣고, 또 사람은 떠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에 투자가 머뭇거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방이 살기 위해선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사람에 대한 투자를 어떻게 하겠는가? 지방재정은 취약하고, 중앙에서 내려 오는 거의 모든 예산은 항목이 정해져 있으므로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하고 싶어도 투자할 돈이 없는데 말이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지방분권(요즘은 자치분권이라고 한다)이다.

 지방에 권력이 있어야, 즉 지방예산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중앙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지방에 정말 필요한 곳에 투자를 하지 않겠는가?

 

 2018년 상주시 예산을 살펴보면 세입예산은 총 6,803억원이다. 이중 지방세 수입은 400억원에 불과했고, 지방교부세가 3,472억원 그리고 보조금이 2,149억원이다. 나머지는 세외수입과 조정교부금 약간액이다.

 

 쉽게 말하면 상주시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불과 4~5백억원에 불과하다고 보면 된다. 지방교부세는 대부분 공무원 봉급과 복지예산 등 경직성 예산으로 배정될 것이며, 보조금은 전액 항목이 정해서 내려오기 때문이다. 보조금의 80~90%는 토건예산이라고 보면 된다.

 사정이 이러하니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자치분권이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국세의 많은 부분을 지방세로 돌린다고 해도 상주시 전체예산규모 보다는 턱없이 부족할 수도 있다. 물론 상주시처럼 재정이 취약한 지역에는 재정조정제도라는 것을 통해서 상당량의 조정교부금이 배정되겠지만 전체예산규모는 지금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예산은 전액 상주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다. 비록 공무원 봉급과 복지예산 등 경직성 예산을 빼더라도 아마 1천억원 이상은 족히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예산을 대규모 토건사업이 아니라 중앙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말 상주시민들을 위해 필요한 곳에 투자하도록 요구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 자치분권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자치분권에 관해서는 이미 지난 대선에서 모든 대권후보가 이번 6월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국민투표를 하는 것을 공약한 것으로 알고있다. 그 공약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

 

 자치분권 개헌이 되면, 국가는 통일, 외교, 국방등 고유한 업무를 맡고 나머지 일상적인 행정사무는 지방에 이관하게 된다. 지방재정에 대한 자치권이 생겨 우리의 예산을 우리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된다. 사람에 대한 투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지역재생이다.

 

 자치분권 개헌, 지역이 살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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