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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정

 

미투(‘#me too’, 성폭력 피해 경험 폭로와 공개 사과 요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성폭력 생존자들의 폭로가 불씨가 되고 공감과 분노가 거센 바람이 되어 일고 있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안태근을 시작으로 고은, 이윤택, 조민기 등 권력을 누리던 이들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참으로 보기 역겹다. 반성할 줄 모르고 자기 죄를 뭉개며 버티는 모습은 측은하기까지 하다.

 

평범한 여성들도 용기를 내어 미투에 동참하고 있다. 나도 폭로할 게 많.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모두 다 할 말이 많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평범한 얼굴의 고은, 이윤택이 전 계층에 골고루 퍼져 있기 때문이다. 고은이라는 괴물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보고만 있던 동료들처럼, 모른 체함으로써 가해자 편을 드는 자들이 너무나 많다.

 

미투 운동에 대한 응답으로 반성의 미투가 나와야 한다. 맞은 사람만 있고 때린 사람은 없는 공허한 운동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유명한 사람들 사이의 일이라고 불구경만 하고 있지 말고, “나도 가해자라고 “me too”하기 바란다. 젠더폭력에 눈감고 있었거나 혹은 한술 더 떠서 그건 네 잘못이라고 두 번째 돌을 던지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은폐된 젠더 폭력에 대해, 피해자의 목소리가 아닌 가해자의 목소리로 미투하기 바란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강하게 거절했어야지라며 피해자에게 손가락질을 했던 사람들, “괜히 잘 나가는 사람 발목을 잡네”, “한 집안의 가장인데라고 가해자를 두둔했던 사람들은 미투하라여학생 몸을 함부로 대했던 교사들, 귓불을 당기거나 등을 쓰다듬었던 교사들은 미투하라. 따로 불러내거나 안마를 시킨 교사도 미투하라. 엠티 가서 급우나 후배의 몸을 더듬던 자들 미투하라. 남자의 성욕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몸 간수를 안 한 피해자 탓이라며 가해자를 감쌌던 사람들 미투하라.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여자 없다고 따라다니며 찍어 댔던 자들. ‘돼지발정제같은 짓을 모의했던 자들도 모두 미투하라. 그런 행동을 사랑으로 포장했던 자들 모두 미투하라. 술값을 내면 종업원을 마음껏 희롱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당당하게 성적 서비스를 요구했던 성 매수자들. 집단 성매매를 자랑스레 떠벌렸던 자들은 모두 미투하라. 부지런히 스펙 쌓아 어렵게 입사한 신입 직원에게 너는 내 이상형’, ‘이쁘다라고 부지런히 메시지 보내던 부장님, 출장 가는 차에서 손을 더듬던 과장님, 야근시켜 놓고 안마해 준다던 사장님, 그 보잘것없는 권력으로 인격과 존엄을 해친 자들은 모두 미투하라.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상적 젠더 폭력에 대한 미투로 확산되어야 한다. 누군가는 미투 운동을 두고 피해의식을 가진 여성들의 미친 짓이라고 하더라만, 그런 말은 이제 두렵지 않다. 악착같이 사과를 요구하고 응징하여야 한다. 다음 세대 우리 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민주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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