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2018.03.04 18:03

비트코인이 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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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돈이 뭔가 말하려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일상에서 쓰지 않는 화폐라는 용어와 얼마나 다른지도 막연합니다. 사전에 보면 (money) 교환의 매개체 혹은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보는 재물 따위라고 설명합니다. 화폐(currency) 교환을 매개하는 도구만을 이릅니다. 화폐는 가치를 표시하는 지폐나 동전 같은 도구, 돈은 화폐와 가치가 있는 재물을 포괄합니다. 일상에서는 돈을 화폐에 해당하는 뜻으로 흔히 사용합니다. 화폐를 실제 가치가 있는 물건과 교환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아무래도 따위보다 흔하게 접하는 화폐가 같이 보입니다. 화폐에는 종류가 많은데 크게 보면 지폐와 동전 같은 실물화폐와 신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숫자인 신용화폐 등이 있습니다. 화폐라 하면 우선 지폐가 떠오르지만 통용되는 양으로는 신용화폐가 대부분입니다

 

요즘 비트코인으로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폭락과 폭등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니 투기냐 투자냐 설왕설래입니다. "비트코인이 화폐인가?" 하는 원론적인 물음도 나옵니다. 자본이 근본인 세상이라지만 화폐조차 정의하기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드물지만 물건 값으로 받아주는 곳이 있으니 화폐 같기도 하고, 일반적으로 통용되지는 않으니 아닌 같기도 합니다. 어떤 이는 채굴량 제한이 있으니 금과 같다고 합니다. 나름 논리는 있습니다만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지위로 받아들일 사람은 아직 없을 듯합니다.

 

비트코인이 화폐인지 아닌지 논란이 이는 이유는 무얼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들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표시 가치가 어느 정도의 실제 가치인지 사회적으로 정해져 있고, 실물이냐 신용이냐 관계없이 대체로 국가나 은행 공인기관이 발행해서 유통합니다. 비트코인에는 아직까지 가치에 대한 합의(?) 진행 중입니다. 개인이 '블록체인'이라는 데이터 저장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으며, 컴퓨터로 데이터 검증에 참여(채굴)하는 사람이나 조직에 코인을 지급합니다. 발행할 총량을 제한해 놓은 점도 기존 화폐와 다른 점입니다거래하는 사람들 간의 신용으로만 제한된 범위에서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비트코인 등을 통상적인 화폐의 범주에 넣기 어렵습니다. 실물이 없는 신용화폐를 가상화폐(통장에 숫자로만 존재하는)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구별하기 위해 암호화폐(cryptocurrency)라는 용어를 씁니다.

 

비트코인이 통상의 화폐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익명으로 거래가 가능하고 수익이 발생해도 세금이 없다는 점입니다. 소위 제도권으로 편입되어 다른 화폐와 비슷하게 될지 아직 모릅니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검은 돈들을 유통하기 좋은 도구입니다. 한중일 3국의 화폐가 거래 금액의 70% 차지한다는데 이와 관련이 있을까요? 비정상적인 사회 구조 때문에 정상적인 방법으로 길을 찾은 이들이 몰려드는 투기장이라는 평도 일리가 있는 듯합니다

 

비트코인이 안정적인 화폐로 자리를 잡을지, 별 쓰임새 없이 사라질지 아직 모릅니다. 신용을 국가나 특정 기관이 독점하지 않으니 민주적인 통화라는 시각부터 어느 순간 휴지에 불과하리라는 전망까지 있어 혼란스럽습니다. 네덜란드에서 한 때 광적인 투기판의 도구였던 튤립 같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2만 달러가 훌쩍 넘었다가 1/4도 안되는 수준까지 금새 떨어지기도하는 상황을 보면 최소한 정상적인 화폐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현상을 보고 판단하면 화폐라기보다 가상의 상품에 가까워 보입니다, 실제 쓰임새 보다는 잠재 가치에 대한 투자의 방편으로 거래가 되니. 외환 거래와 유사하기도 합니다만, 외환에 비해 비트코인은 가치를 정하는 기준이 모호합니다. 국가 같은 조직의 신용이나 재물의 담보도 없는 비트코인의 가치에 대해 사회적으로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합니다. 이더리움 비슷한 기술을 토대로 생겨난 다른 암호화폐들이 어떤 차별성을 지닐지도 관심사입니다.

 

개인이 만든 디지털 정보가 (화폐) 수도 있다니 이상합니다만, 일상에서 돈이라고 쓰는 화폐도 실상은 거의 같습니다. 극단적으로 보면 위조가 안되는 종이나 숫자에 불과한 셈이지요. 그렇다고 기술적으로 화폐가 있는 모든 것들이 화폐일 수는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받아들이느냐, 표시된 숫자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부여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 화폐들에는 이런 면들이 아직 불투명합니다. 가격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현상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진행 중이라 해석할 수도 있고, 불투명한 가치에 대한 투기 현상이라 수도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거품으로 유지되지만 꺼지기 전에는 그것이 거품인지 없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에 지금 매긴 가치는 거품일까요, 아닐까요? 거품이라면 얼마만큼이고, 아니라면 진짜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현금으로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머니와는 얼마나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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