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민
2018.03.12 19:47

인간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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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으로 행복한가?

 

이석민

 

병 없이 오래오래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정말 좋을까?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여간 좋은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가질 수 없는 것을 끊임없이 갈망하며 좇는 것만큼 힘들고 허망한 일도 없을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들은 생로병사의 굴레를 벗어나 살아갈 수 없는 존재들이다.

설령 우여곡절 끝에 불로장생의 영약을 구했거나 도인술을 연마해 신선이 되어 불로불사의 몸이 될 수 있다 한들 그 사람은 과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인간들의 궁극의 목표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행복한 삶을 산다는 것은 괴로움의 원인을 알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 떠나는 삶의 여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어떻게 하면 라고 생각되어지는 몸과 마음으로부터 괴로움을 떨쳐버리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인간이라면, 아니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가 반드시 겪게 되는 생로병사의 고통과 괴로움은 어쩌면 행복을 알기 위한 전제 조건일지도 모르겠다.

 

예로부터 유가에서는 오복이라하여 , , 강녕, 유호덕, 고종명이 다섯 가지를 인간 삶에서의 다섯 가지 복이라 하였다.

, 오래 사는 것, 재물이 많아 부자되는 것, 나이들어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평안한 것, 덕이 있어 공덕을 쌓는 것, 죽을 때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명예로운 삶을 사는 것)보다 더 큰 복은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 오복이라는 것도 결국 물질적이고 제한적이고 상대적인 관점의 행복이다. 행복의 조건들이 사람들의 욕망으로부터 선정되고 만들어진 것이라 언제든지 고통으로 변할 수 있는 조건들을 내포하고 있다.

가지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오히려 불행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리고 이전엔 고통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행복으로 변해 있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기를 갈망하다가 복권에 당첨되어 잠시 행복하나 했지만 이중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택하거나 이전보다 더 불행한 삶을 사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또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렵게 살던 시절 먹을 게 없어 온갖 풀뿌리를 다 캐서 배를 채우며 살았는데,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큰병 없이 장수할 수 있었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요즘 사람들은 반대로 먹을게 풍부해서 오히려 그로인해 성인병을 앓고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어쨋거나, 이 다섯 가지 복 중 수강녕 즉 무병장수는 인간들의 간절한 소망 중 으뜸일 것이다. 그렇지만 생로병사라는 것은 모든 물질 세계의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이지 않는가. 사람 또한 세상에 태어나면 늙고 병들어 죽음에 이를 수밖에 없는 존재인데, 어쩌면 우리는 죽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애쓰다 결국은 죽어갈런지도 모르겠다.

 

역사적으로 진시황이 그랬지 않은가?

진시황이 서복을 시켜 불로장생의 영약을 찾아 세상을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죽음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처럼, 죽음은 결국 모든 삶의 흔적을 정리하고 만다. 죽음을 사라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젊을 땐 건강의 소중함을 모르다가 나이들어 늙고 병들면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건강이 최고라고 말한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최고라고 한다. 그리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위해 최선을 다한다.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고 한다

 

그렇지만 한편에선 병으로 힘들어 하고, 소중한 것 혹은 명예를 잃어버리고, 재물이 없어 삶이 고달프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삶의 희망을 잃고 좌절한 많은 사람들은 사는 게 죽기보다 못하다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일부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죽음의 길을 택하기도 한다.

 

살고자 하는 것은 모든 생명들의 공통된 본성이지만 인간만은 이를 거스르거나 뛰어넘고자 한다

그렇다면 인간만이 이토록 더 오랫동안 살고자 온갖 방법을 찾는다거나, 희망을 잃어 스스로 주어진 생명을 거두는 일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지구별에서 왜 인간 사회에서만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석가모니 부처는 이를 탐진치 삼독으로 인해 사람들이 마음을 자각하는 힘이 가려져 있다고 보았다.

삼독이라 함은 탐심(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려는 욕망)과 진심(싫어하는 것에 대한 분노와 불괘감등), 치심(무지와 어리석음) 이 세 가지를 일컫는데, 이 삼독 중 무지로부터 12연기가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인간은 지구 생명체들 중 유일하게 생각하는 능력을 가진 생명체이며, 전두엽이 가장 발달한 생명체로 동기 유발을 통해 희망과 꿈을 꿀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 미래를 지향하며 희망과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좌절과 불안 두려움을 동반한다.

 

동물들은 인간처럼 똑같이 느낌이나 감정 같은 마음은 가지고 있지만 동물은 거기까지다. 그래서, 인간의 입장에서 동물들을 바라보면 동물들은 정말 솔직한 생명체이다. 배고프면 먹고, 잠오면 잔다. 좋아하고, 화나고, 슬프고, 두려워한다. 주어진 조건 속에서만 그냥 살아갈 뿐이다.

인간도 생각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아이일 때는 동물들과 비슷한 생활을 한다. 생존에 필요한 욕구들을 채우면서 느낌과 감정에 충실하며 성장한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학습하고 생각하는 능력이 자라난다.

어찌 보면 인간은 인간만이 가진 이 생각하는 능력으로 인해 삶의 조건들을 바꾸어 나가고, 문명을 탄생시키고 과학과 사회 질서를 발전시키면서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만이 가진 마음의 속성 중 하나인 이 생각하는 능력으로 인해 인간들은 끊임없이 함정에 빠지기도 한다.

감각기관으로부터 들어온 정보들을 인간들은 일단 생각을 통해 판단하고 분별하고 견해를 만든다. 그리고 생각은 느낌이나 감정과 만나 견고한 신념을 만들기도 하고 의도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리고 집착하는 마음이 생긴다.

실재하지 않는 마음으로부터 형성된 정보와 지식들이 생각과 만나 무수한 오류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잘못된 편견과 견해는 바른 생각을 가로막거나, 감정을 왜곡시키고 마음을 속이기도 하면서 양심을 내팽개치도록 작동시킨다.

 

인간은 생각을 거듭할수록 생각하는 능력은 더욱 진화하겠지만 인간이 원래 가지고 있는 능력 중의 하나인 직관의 능력과 통찰력은 점점 사라지게 된다.

직관의 능력과 통찰력은 생각을 알아차리고 깨어 있을 때 비로소 힘이 생겨난다. 생각이라는 것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일어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주시하는 것이 필요한데 말이다. 이것을 알아차리는 마음이라 하는데 이를 자각하는 마음이라 한다.

이것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특성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인간들에게 있어 마음을 알아차리고 깨어 있다라는 것 즉, 마음을 자각한다라는 것은 생각을 바르게 이끌어주고 양심을 회복하며, 참회와 사랑과 자비심으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씨앗이자 희망이라 할 수 있겠다.

 

삶의 지금 이 순간 마음을 알아차리고 깨어 있다면 우리는 당장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것에 깨어 있다면, 생각과 의도를 알아차리고 그것에 깨어 있다면 그래서 바른 견해를 가지고 바른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언제든 나타났다 사라지는 마음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평정심으로 고요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면, 우리는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고통이라는 것 속에서도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앞서 언급한 이 다섯가지 복이라는 것도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획득하느냐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깨어 있는 마음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통찰의 관점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그래서 오복이란 이런 것이다 라고 다시 정의를 내려보고 싶다.

,,강녕,유호덕,고종명

 

1.

단순히 날수를 오래 사는 것이 복이 아니라 그만큼 많은 날들을 사는 동안 모든 존재로 인해 내가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며 깨어 있음으로 모든 존재에 대해 사랑하고 자비를 실천할 시간이 주어짐이 행복한 삶이며

 

2. 부

단순히 내가 얼마나 많이 가지고 부유하게 사느냐가 복이 아니라

가진 것을 통해 세상을 위해 많이 나눌 수 있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이 행복한 삶이며

 

3. 강녕

매순간 감정과 생각으로부터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깨어 있는 삶을 살고자 수행하는 삶을 산다면 본래 자신이라고 하는 몸과 마음을 괴롭히던 고통과 아픔은 원래 없는 것임을 알게 되는 기쁨을 갖고 살게 되는 행복한 삶이며

 

 

4. 유호덕

공덕을 쌓는 것이 자신의 행복의 전제 조건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가 행복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음에 행복해 하며,

 

5. 고종명

라는 것이 본래 없음을 알고 세상의 모든 존재들 속에서 조건지워져 만들어지는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고, 그래서 자타를 해치는 모든 폭력을 멈추고 모든 존재가 행복에 이를 수 있도록 기도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삶을 산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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