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農心)
장운기(숲문학회)
추분의 들녘에서
지난여름 무더위와 가뭄을
잊고 싶다.
벌레 먹은 사과에서
기다림과 상처의 아픔을
잊고 싶다.
상강에 농부의 무쇠 손에서
고통과 시름을
잊고 싶다.
농사는 농부만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수시설 재배가 많은 요즘 농사에도 일기의 영향은 크고 또한 시장의 흐름과도 밀접하다.
한 톨의 곡식과 한 알의 과실 그리고 채소 하나까지도 무더위와 가뭄의 기억을 안고 자란다. 장맛비나 우박, 벌레나 새의 노림을 겪어낸다.
가을서리 내릴 상강 무렵, 추수가 무르익는다. 결승선에 다다랐다.
농부도 견디었고 농작물도 견뎌내었다. 모두가 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