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의 그림 이야기
2018.11.16 09:34

11월의 작가 정두영 3 “사실적 수채화 – 고목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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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한 대로 정두영 작가는 유화물감을 재료로 캔버스 위에 표현했던 작가이다. 그러던 작가가 수채화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 시작은 가르친다는 교육적 관점에서이다. 정두영 작가는 경북대학교 상주캠퍼스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원 강사이기도 하다. 수채화 강사로 10여 년을 이끌어가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평생교육원 수채화 과정은 한 두 해는 평소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경험에 의한 기량과 지식으로 가르칠 수도 있지만 해가 더할수록 같은 방식의 가르침은 오히려 그림에 대한 지루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에, 그에 따른 대안으로 다른 차원의 다양한 수채화의 세계가 필요했다. 당시 이곳 상주에서는 그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늘 봐왔던 기존의 수채화로는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다.

이를 계기로 몇 년 전부터 정두영 작가는 주말이면 수채화를 배우러 이곳 상주에서 서울을 오간다. 언젠가 우연히 상주 터미널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다. 필자는 전시 때문에 제주도로 내려가는 중이고 정두영 작가는 서울로 향하는 길이었다. 수채화를 배우려고 올라간다는 말에 정두영 작가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된 것이다. 현재의 나이를 의심할 만큼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움과 열정이 어떤 열매로 나타날지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이어진 수채화 과정이 그룹 전시회로 이어지고 ‘물과 물감의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9년의 역사로 이어지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이기도 하다. 인터뷰 도중 그의 포부도 얘기한다. 상주를 경북의 수채화 메카로 만들고 싶다는 그의 생각이었다. 어떤 여정을 가지고 가는지 계속 지켜보고 싶다.

 

그림1.png

 

아래 보이는 수채화 그림은 ‘색과 물의 만남’이라는 전시회를 이끌어가며 비슷한 시기에 그려졌던 정물 수채화로 수채화의 맛을 살리면서 객관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접근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채정물1.jpg

    수채화 정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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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채화 정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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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채화 정물 3

 

하지만 정두영 작가가 수채화를 다루는 주된 표현의 대상은 고목이다. 수채화로 표현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수채화를 통해 극사실로 표현한다는 것은 작품의 시작단계에서 완성되는 순간까지 상당한 단계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꼼꼼함을 다 어떻게 채워나가는지 끈기를 필요로 한다.

 

정두영 작가가 표현하는 고목은 나무의 한 부분을 클로즈업한 것이다. 그 부분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작품 크기도 나무에 비례한다. 그런 만큼 대작이다. 우리도 우리들 주변에서 커다란 나무들을 볼 수가 있는데 그 외형에서 뿜어오는 위용과 솟구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그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선 것처럼 말이다. 상주 화령의 상현리 반송과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은행나무가 그렇다. 마을을 지켜주는 보호수이다. 그런 나무는 과거에서부터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 역할이기도 하며 신목이라는 이름으로 현실에서 풀리지 않는 일들을 나무를 통해  빌며 하늘로 전달한다. 소원을 풀어달라는 의미이다.

정두영 작가의 나무는 갈 때까지 간, 버팀의 끝에서 서서히 갈라지고 사라져 가야만 할 나무의 마지막 향기를 뿜어대는 이름 없는 고목의 형상인 듯하다. 부끄럼 없이 자신의 도리를 다한다는 것에 대한 자연의 소리이다. 마치 우리들의 인생도 채움과 비움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그림 속 고목은 우리들에게 무얼 말하려 하는 것일까? 정두영 작가의 고목은 애잔함을 끌고 가면서도 그림 속 배경은 작가의 생각으로 가득한 추상적 표현의 세계로 시선을 이끈다. 고목은 사실적 표현이면서 배경 처리는 추상적 표현이다. 구상과 추상을 가리지 않는 화면처리인 것이다. 작품에 생동감을 더 불어넣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으며, 어느 한쪽으로만 끌고 가지 않으려는 밀고 당김이 한 화면에서 통합해 보여주려고 하는 질서가 있는 듯하다. 정두영 작가만의 방식으로 말이다.

고목수채1.jpg

  수채화  ‘고목의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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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채화  ‘고목의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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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채화  ‘고목의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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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채화  ‘고목의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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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채화  ‘고목의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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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고목의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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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채화  ‘고목의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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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고목의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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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고목의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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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고목의 ’  10

 

요즘 정두영 작가는 아크릴 물감에도 손을 대고 있다. 유화물감과 수채화물감, 그리고 아크릴 물감까지 다양한 재료의 맛을 보고 있다. 서서히 마르는 유화물감의 중후함과 시원하고 경쾌한 수채화물감에서 유화와 수채화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아크릴 물감까지, 아크릴 물감에 대해 맛을 조금 느끼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는다. 유화와는 다른 작업의 끊이지 않고 계속 진행할 수 있는 효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물감의 성질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떤 사물을 표현하든 플라스틱 같은 느낌 때문에 다루기 힘들 재료이기도 하다.

 

정두영 작가의 미술 세계는 어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현재 느낌대로 작품을 표현하며 진행해 나가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어떤 이는 하나의 형식을 고집하며 평생을 살아가는 작가들도 많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은 없다. 분명한 것은 작가 스스로가 현재의 행위를 통해 자신을 치유하며 행복한 미소를 가지느냐에 있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작업하는 시간, 남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함께 공존하는 삶이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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