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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족을 향한 회화의 진솔한 맛을 보여주다 - 아버지의 아침

 

이번 장은 본격적인 회화의 맛과 유화의 중후한 맛을 작품을 보며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필자 역시도 아버지의 아침이라는 개인전 전시 작품을 통해 이정애라는 작가의 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아버지의 아침 300호.jpg

아버지의 아침 Oil on canvas 486*344cm(300)

 

별이 잠든 캄캄한 동굴 같은 밤을 지나 뼈가 시린 인고의 날을 지나

해맑은 아침으로 오는 삶의 기쁨

햇살이 피어나는 절벽에서 생명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먹은 마음이 세월의 빛과 선으로 살아나는 경건한 기도문을 외웁니다.

아버지의 아침이 오기를

 

- 작업노트 중에서-

 

 

실제로는 더 장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저 정도의 300백호 크기의 작품을 다룬다는 것은 상당한 체력을 필요로 한다.

평소 자기 관리도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어떤 연유로 그간 표현하던 자유롭게 펼쳐졌던 작품을 뒤로하고 아버지의 아침이라는 작품의 주제로 10여 년간 끌어온 것일까?

뜻하지 않은 불의의 사고로 생과 사의 경계를 오가던 아버지의 역사가 있었다. 아버지의 호칭은 남편에 대한 존경의 표시일 수도 있다. 그 옆을 지키며 생의 마지막 길까지 간호하며 자신을 달랬던 가장 큰 버팀목은 자신을 평소 다스리던 그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동기에 의해 아버지의 아침이라는 작품을 형상화 했을까? 궁하고 처절하면 운명처럼 다가오는 무엇인가가 있듯이, 우연히 다가왔던 작가의 심장을 울린 이미지는 메아리처럼 계속 펼쳐지는 계곡의 거대한 암벽과 거울처럼 투영하게 밝혀주는 흐르는 물이었다.

 

작업을 펼치면서 떠있는 종이배는 작가의 의도에 의한 그곳에 항상 떠 있고자 하는 가족 또는 자신의 마음인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아침의 작품을 자세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거대한 암벽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처럼 금속의 광채를 발산하며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실제 현실에서도 그 바위 틈 속에는 온갖 생명들이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곳을 항상 지키고 있음에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남편에 대한 예의의 표시는 아닐까?

조선시대 민화에 등장하는 바위는 장수를 상징하기도 한다. ‘항상지킴에서 비슷한 의미라 생각되어진다.

 

물위에 비친 암벽을 보면 거울처럼 항상 같이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멈춰있지만 흐르고 있다. 땅 속으로든 땅 위로든 흐르고 흐르는 거대하고도 실핏줄 같은 생명의 줄기이다. 그리고 그 위에 떠있는 종이배 하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종이배 하나가 외로움일수도 있으나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아주 작은 종이배는 같이 동행하고자 하는 가족의 소망일 것이다.

종이배가 아주 작은 보잘 것 없는 소품일수도 있으나 누구나 궁금해 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로 큰 힘을 발산하기에 충분하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흐르는 물에 의해 거대한 암벽은 풍화가 되고 퇴적이 되어 토양이 되고 그 물은 또다시 흐르고 흘러, 큰 강이 되고 끝없이 함께한다.

평온한 마음을 가지시라고

 

 

아버지의 아침 (5).jpg

아버지의 아침 Oil on canvas 100 

 

 

이정애 작가에 있어서 아버지의 아침은 기억이 되고 각인된 내용을 바탕으로 표현된 것이다. 반복된 노동처럼 한 점 한 점, 한 땀 한 땀이 층을 이루며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이런 걸 두고 작품의 진정성이라 하지 않을까?

 

작품을 보면 붓이 아닌 나이프로 처리한 흔적들이 보인다. 작품의 전체를 나이프로 처리하며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붓으로 처리한 것보다는 오히려 암벽의 질감이나 암벽의 오묘한 색 처리와 빛을 발산하는 광채는 나이프(미술용 도구)가 효과적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나이프로 처리하다보니 유화에서 오는 중후한 맛을 더해 거칠면서도 고요한 내면의 깊이까지 더해진다. 실험적 작품 위주로 해오던 작가의 표현 방법이 아버지의 아침을 통해 한 층 더 넓어지고 깊이 있는 작가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아픔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작업을 통해 발산하는 작가의 작업 방식도 스스로에게 치유의 한 방법이었음을 공감하며 음미해보면 어떨까

개인전 팜플렛-아버지의 아침.jpg

아버지의 아침개인전 팸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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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애 작가는  계명대학교 예술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부산 아트쇼전 / 대구 아트페어전 /  프랑스 루부르박물관 아트쇼전 / 일본 신전협회전 등 60여회에 걸친 기획전 및 단체전 참여와 6회의 개인전을 여는 등 다양한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일본신전 미술평론가상 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입상하였다. 

현재는  미술교육연구회 상주 서보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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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경재 님은 1963년 제주에서 출생한 교사, 화가로서 네 차례 개인전(1999년 상주문화회관, 2005년 대구문화예술회관, 2012년 서울인사이트센터, 상주문화회관, 2014년 이중섭 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전시실)과 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 운영(2005년에서 2007년까지 '농촌 작은 학교 살리기'), 프로그램 기획 운영(2005년 신나는 예술여행/'갑장산-작은 마을의 사계'(상주), 2007년 문화예술교육 선도학교/글과 그림 영상이 만난 '시장사람들'(상주), 2009년 지역혁신사업/'공갈못 미술제', '공공 미술 프로젝트'(상주), 2009년 문화예술교육 선도학교/'학교를 디자인하라'(문경중학교)/글과 그림 영상이 만난 '시장사람들'(2015~2016)을 통하여 지역사회 문화적 사고 공간을 넓혀왔을 뿐만 아니라 2015년/2016년에는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였고, 100 여회 이르는 초대전 및 단체전에 작품을 내면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열정적인 화가이며 현재 화동중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상주의 화가들을 한 달에 한 명씩 소개하고 그의 작품에 대한 해설을 이경재 화가의 목소리로 듣게 될 것입니다. 상주에는 참으로 많은 화가들과 동호회가 있습니다. 각자의 동아리에서 각자의 목소리로 그려내는 화가들의 작품은 바로 상주의 소리이고 영혼이며, 상주의 문화를 꽃피우는 소중한 매개체가 되리라 믿습니다. 바쁜 가운데서도 기꺼이 상주의 화가 소개에 함께 해 주신 이경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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