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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말 영국 유력 언론 가디언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흰코끼리(white Elephant)’에 이명박의 4대강사업이 세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16개 보 중 11개가 설계결함으로 내구성이 부족하고 수질악화의 우려가 있고 과도한 운영비가 들어갈 것이라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흰코끼리는 돈만 먹는 골칫덩이라는 뜻이다. 19세기 태국의 왕은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흰코끼리를 선물했고 왕의 선물을 함부로 거절할 수 없는 신하는 쓸모없는 흰코끼리를 기르다가 경제적으로 파산했다는 일화에서 유래한 말이다. 백해무익하다는 뜻이다.

 

4대강사업은 더이상 고유명사가 아니다. 혹세무민 혹은 희대의 사기극을 일컫는 보통명사, 대명사의 위치에 등극하였다. 지난번 스마트팜혁신밸리사업을 두고 ‘농업분야의 4대강사업’이라며 농민단체들이 반대한 것이 좋은 예이다.

 

세계적인 흰코끼리 4대강사업도 대한민국에서 정치를 만나면 찬반이 갈리는 논란거리가 된다는 점이 웃프지 않을 수 없다. 정치를 방패삼아 이명박은 기원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유구히 흐르는 강바닥을 긁어내고 16개의 어마무시한 대못을 박아놨다. 그에 편승하여 여기저기 취수원이나 관광시설들을 덧붙여 놓았다. 누군가는 되돌릴 수 없도록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뭘하는 지도 모르고 부화뇌동 했을 터이다.

 

정치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하천관리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렇게 백해무익한 공사는 처음 볼 뿐만 아니라 4대강 보의 완전 개방, 궁극적으로는 철거만이 해답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전부 폭파하는 것이 가장 가성비 좋은 방법이라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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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9일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 및 향후계획이 발표되었다. 2012년 완공 이후 녹조 발생, 수질 악화 및 생태계 교란 등의 부작용 논란이 계속되어 왔으며 물의 정체로 수질오염사고 대응을 어렵게 한다는 우려에 대해 지난해 4대강 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하여 관찰 평가한 결과 4대강 자연성 회복의 가능성을 확인하였고 보를 적정 수준까지 개방할 수 있다면 물흐름이 개선되어 수질오염사고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향후 수량과 수질업무, 4대강 보 운영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하고 4대강 조사평가단을 출범하여 보 개방계획을 구체화하고 보 처리계획안은 내년 6월에 구성되어 국가 물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국가 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까지 수립했다.

 

그에 맞춰 대규모 취수장 양수장 때문에 제한적으로 개방이 진행된 한강 낙동강의 11개 보에 대해서도 충분한 보 개방과 모니티링이 필요한 바 용수공급 대책을 보강하여 대규모 취수장이 없는 낙동강 낙단보‧구미보는 최대개방을, 대규모 취수장이 위치한 한강 이포보, 낙동강 상주보‧강정고령보‧성보‧합천창녕보‧창녕합안보는 취수장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위까지 개방을 추진하였다.

 

올 3월9일에서 26일까지 상주보를 부분개방하여 수위를 1.7m씩 2번 총 3.4m 낮추었고 당초 계획대로라면 물사용이 적은 농한기를 빌어 10월15일 상주보는 다시 3.4m 수위를 낮추고 낙단보는 10월 중순 10.1m를 낮출 계획이었다.

 

바로 이때 상주시 황천모시장은 상주보 낙단보를 절대 개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하였다. 마침내 지난 10월23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조목조목 반대의 논리를 펼친 공을 인정받아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로부터 공로패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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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1일 <상주의소리> 제8회 아무말대잔치에 이례적으로 총무과 건설과 환경관리과 상하수도사업부 관광진흥과 농업정책과 등 상주시 유관 공무원들이 <상주의소리>의 초청에 응해 대거 참석하였다.

 

황천모시장과는 무관하게 참여했다는 점과 상주시 공무원으로서 오직 상주의 이익에만 복무하는 심정이라는 것을 특히 강조했다. 그 자리에서 열람한 인사청문회 당시 자료에는 상주보 낙단보를 개방해서 안되는 이유들로 가득하였다. 아마 각과에서 준비한 자료를 취합해서 황천모시장이 인사청문회 때 활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올 3월 상주보 수위를 3.4m 낮추었을 때 사벌매호취수장의 취수장애가 발생했다는 것을 첫번째 근거로 들었다. 3m 수위 저하시 취수량이 절반 이상 감소하고 취수펌프 베어링이 소손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천의 여과층을 통해 지하에서 취수해 수질이 매우 좋은 복류수 취수에는 46m 이상의 수위가 필수적이며 상주보를 개방하면 원수에 약품처리를 많이 해야 하는 수질나쁜 표류수 취수로 변경하여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19개 사업 2,725억 가량으로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집중 투자해 연간 60만명 정도가 방문 중인 낙동강 일원의 관광객 유치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주장도 중요하게 다루어져 있다. 수위를 2m 낮추면 수상레저센터의 운영이 중단되며 3.4m가 낮아지면 계류장 사용이 불가해 철거가 불가피한 점도 덧붙였다.

 

2018년 가뭄피해 사례를 근거로 예상되는 영농피해를 추산하기도 했고 상주보 낙단보 인근 28개 양수장에서 용수공급이 불가능해지고 지하수 활용에 있어서도 굴착깊이가 20m이하인 소형관정이 대부분이라서 보 개방시 대형관정으로 개선하는 비용도 수십억이 든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래서 상주보 낙단보 개방시 예상 피해 총액이 4,484억에 달한다고 마무리 되어 있다.

 

언뜻 엄청난 피해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만약 상주보 낙단보를 개방해야 하는 이유로 자료집을 만들려고 해도 그럴듯한 이유들로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지나친 착각일까?

 

실제로 중앙정부 환경부의 자료나 환경운동연합에서 발간한 토론자료에는 보를 완전개방해야 하는 이유들도 셀 수 없다. 특히 추측이나 주장 혹은 일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침소봉대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론을 통해 입증된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 것도 많다.

 

예를 들면 천변저류지 천변습지 생태저류지 하상여과 등의 친환경필터링 구상이나 낙동강 5개보에서 2016년 총 6회 실시한 펄스방류 시범적용 등 보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수질을 개선시킬 방법은 모두 불가능하거나 실패하였고 상주보 주변 지하수 제한수위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수위변동 특성을 사전에 예측하여 효율적인 지하수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낙동강 수계 수돗물에서는 안정성 위험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하천바닥의 토양오염도 심각하다는 증거가 넘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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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는 상류라 그나마 수질오염이 심각하지 않으니 최선을 다해 관리만 잘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들 한다. 상주만을 생각해서 기왕 있는 상주보 낙단보를 활용해서 지역경제와 농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더 낫지 않겠냐는 논리가 항상 동반된다. 막무가내식으로 만든 4대강 보라고 해서 이전 정권과는 다르다는 현정권도 막무가내식으로 허물면 되겠느냐, 보를 열려면 공론화가 될 때까지 공론화를 해서 열어야지 일방적으로 하면 안된다는 말도 보태어진다.

 

이런 논리 앞에서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고견이나 과학적 연구결과, 그동안의 공론화와 모니터링 과정 등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올 10월 계획되었던 모니터링을 위한 부분개방도 거부하면서 짐짓 그럴싸해 보이는 경제논리와 양비론을 무기로 관변단체를 동원한 불법현수막 설치나 면사무소와 마을이장들을 통한 반대 서명운동만 난무할 뿐이다. 행정조직개편할 때는 기업유치를 위해 농업정책국을 버리고 경제산업국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보 개방반대에는 농업과 농민을 앞세운다.

 

예상되는 부수적인 피해를 부풀려 반대의 이유를 삼기 보다는 상주보 낙단보가 있어 온 지난 몇년동안 가뭄피해가 얼마나 줄었는지, 낙동강 주변 관광사업으로 얼마나 벌었는지, 낙동강변 관광사업의 향후 전망은 어떤지, 수돗물 수질이 아무리 좋아도 그대로 마시는 상주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예상되는 피해 농가가 얼마나 되는지, 연간 상주보 낙단보의 유지관리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솔직하고 냉철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아무 대책없이 끝까지 버티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

 

환경부에서 지난 일년간 시험개방을 하는 동안 세종보 공주보 죽산보 합천창녕보의 취수장과 양수장마다 정상가동을 위한 대비 공사도 같이 진행해 이미 완료되어 정상가동 중이란다. 상주보와 낙단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하면서 중앙정부의 지원과 도움을 받아 문제해결에 지혜를 모으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 상주보 낙단보 물이 썩어 들어갈 때가지 버티겠다는 것은 어거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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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짜리로 연결하면 지구에서 달까지 도달한다는 말그대로 천문학적인 22조원을 들여 4대강을 작살내 놓고 상주보 낙단보 부분개방에만 4,484억의 비용이 든다고 하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나쁜 짓이었는 지에 대한 반증일 뿐이다.

 

이번 아무말대잔치 내내 조용히 듣고만 있던 한 시민은 “후손들에게 나쁜 짓 다해 놓고 이런저런 이유로 재자연화를 반대하는 것은 개소리이고 기본적인 윤리적 판단이 안되는 변명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쯤되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이고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차릴 때도 되지 않았나? 그동안 우리가 아무리 명박-명백히 천박-스러웠더라도 말이다. 그러니까 자연을 자원으로만 생각하는 천박함을 이젠 좀 버려야 하지 않겠나?  

 

마지막으로 큰 관심으로 상황 설명에 노력한 공무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주최측의 의도와는 걸맞지 않았던 일부 참가자들의 과잉된 태도에 대해 모든 참가자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기획연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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