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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면 소재 훈민당(訓民堂)에서 배익기씨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그동안 세상에 알려진 사실과 비교하여 재구성해 본다. <상주의소리>는 훈민정음 해례 주본 문제는 배익기씨가 동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밖에는 해결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배익기씨의 뜻을 거의 그대로 전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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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의 존재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08년 안동MBC 보도에서 비롯되었다. “훈민정음 해례본, 5백년만에 햇빛”이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경북대 문헌학과 교수와 한국국학진흥원의 연구원의 세종 당시에 간행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있고, 이 상주본에는 반치음과 쌍히읗 등이 적혀있고 16세기 이전 소장자의 필적으로 훈민정음에 대한 해석도 곁들어져 있다고 했다. 배익기씨는 이사하던 중 발견했고 서문 부분이 낙장되어 있지만 국보70호 간송본보다 상태가 훨씬 양호하다고 되어 있었다.

 

이번 인터뷰에서 배익기씨는 “국민학교 졸업하고 중학교를 진학하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독서를 통해 한학을 접했고 한학을 하다 보니까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책을 수집했었다. 사무실 뿐만 아니라 집에도 많이 쌓여 있다. 해례본도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다른 책과 함께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모았다”고 말했다.

 

사실 안동 MBC보도가 있기 몇일 전인 2008년 7월말 배익기씨는 문화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집을 수리하기 위해 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고서적 한권이 나왔는데 문화재로 신청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문화재청이 2008년 8월4일, 국립국어원장이 2008년 7월30일 찾아와 직접 일부 해례본을 확인하고 갔었고 당시 문체부 유인촌장관에게 보고해서 8월6일 다시 방문해 이명박대통령을 모시는 자리를 만들테니 기증식을 하자고 제안 했었다”고 배익기씨는 밝혔다. (이부분에서 배익기씨는 “내가 올린 게시판을 보니 날짜가 이상하게 조작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당시 위증을 입증하는데 날짜를 맞추기 위해 문화재청에서 조작했다. 문화재청 게시판에 등록되어 있는 거는 2008년7월27일 아침7시19분22초. 나는 저녁에 올렸는데…”라고 덧붙였다)

 

자! 이렇게 세상에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의 존재가 알려진 지 한달쯤 지난 2008년 8월 어느날 민속당이라는 골동품점을 하는 조모씨(작고)는 “내가 보관하고 있었던 것인데, 다른 고서적들과 함께 30만원에 사가면서 해례본을 슬쩍 끼워 훔쳐갔다”며 형사고소와 민사소송를 제기했다.

 

이때의 형사고소 건은 무혐의 처리되었다. 30만원에 팔 때 조모씨는 해례본의 존재를 몰랐을 것이라는 짐작과 배익기씨가 문화재적 가치를 알았을 지는 알 수 없는 영역이나 고서적들을 30만원에 사온 1주일만에 이 해례본의 존재를 언론에 알린 점은 훔친 것이 아닐 정황이라는 것이다.

 

 당시 배익기씨는 고미술품 경매사이트를 통해 100억대에 매각을 한차례 시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민사소송에서는 착오에 의한 매도는 취소가 될 수 있으므로 2011년 6월 대법원에서 상주본은 조모씨의 소유임을 인정해 “해례본을 조모씨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법원은 3차례에 걸친 강제집행과 압수수색을 하였지만 상주본을 찾지 못했다. 재수사에 나선 검찰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훔치고 훼손한 혐의로 배익기씨를 2011년 8월30일 체포 구속하였고 1심 재판 결과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훔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2012년 9월7일 무죄석방되었다. 2014년 5월29일 대법원에서도 이 무죄를 확정했다.

 

그런던 와중에 애초에 조모씨의 골동품점에 상주본이 있었던 과정을 추적하던 검찰은 2011년 8월 문화재 도굴 1인자(?)인 서모씨를 지목해 안동 광흥사 대웅전 나한상에 들어 있던 수십권의 고서를 서모씨가 절취했는데 거기에 상주본이 있었고 이것을 원래 소유하고 있었던 조모씨가 500만원에 샀다며 조모씨에게는 장물을 사들인 혐의, 배익기씨는 장물을 훔친 혐의를 주장하기도 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배익기씨가 구속되어 있던 2012년 5월, 민사소송 결과 상주본의 소유권을 가진(그러나 실물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조모씨는 문화재청과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기증식을 가졌다. 그후 조모씨는 2012년 12월 사망하였다.

 

여기까지 정리하자면 훈민정음 해례 상주본은 실존하며 민법 상 소유주인 사망한 조모씨에 의해 실물도 없이 문화재청에 기증되었고 훔치지는 않은 배익기씨는 아무도 모르는 어딘가에 보관하고 있는 상태이다.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던 즈음 2015년3월26일 낙동면 구잠리 배익기씨의 집에 화재가 났다. 당연히 상주본의 소실 여부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배익기씨는 “불이 왜 났는지 의심은 가는데 방화인지 실화인지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경찰도 화재원인 조사에 있어서 마찬가지다. 불이 나고 나서 혼자서 관리하는데 힘들고 한계가 느껴져서 문화재청에 더이상 자잘못을 따지지 않을테니 문화재청 스스로 1조원 이상이라 판단했으니까 최소한의 관례로 헌납할 테니까 1/10인 1천억원만 달라고 합의안의 제시했었다. 그랬더니 그걸 도리어 큰돈만 밝히는 사람처럼 매도하고 본질을 호도하고 초점을 흐리고 본인들의 잘못을 덮는데 이용만 하더라”고 말했다.

 

배익기씨가 말하는 문화재청의 잘못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기증을 안하고 법적 분쟁에 휩싸여 있을 때 국립국어원장에게서 전화가 와서 무혐의 처리해 줄테니 기증하자고 제안했었다” “이명박 정부때 절도죄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았고 박근혜 정부때는 밍기적 대다가 임기말에 들은 바에 의하면 안종범 정책수석 수첩에 일정한 선의 돈을 주고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밑에 말단이 그랬는지 상부까지 지시했는지 모르겠지만 무고범을 시켜서 한 조작사건이더라. 문화재청을 비롯한 지청 지원까지 거든 범죄행위. 한쪽으로는 여론몰이해서 악선전을 하고 한쪽으로는 무고로 소송사기를 친 것. 지금 모든 걸 말할 수는 없지만 요지는 그거다. 10년 동안 겪으면서 어렵게 알아낸 틀림없는 사실이다”라고 서슴지 않고 말한다. 이외에도 수사기관이나 상주시를 향한 거침없는 말들도 많이 쏟아 내었다.

 

지난 10월29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고 11월14일에는 ‘훈민정음 상주본 이대론 안된다’는 토론회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기도 했다.

 

국정감사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릴 기회가 없어서 기대하고 갔는데 기대하고는 전혀 다르게 단지 위증이나 하지 않을까 의도하고 물어 보는 것 같았다. 소유하고 있나? 어디서 구했나? 어디다 뒀나? 천억 달라고 한 적 있나? 그리고 다른 말은 피한 것 같다. 오히려 다른 말이 나올까봐 피한 듯 보였다”고 답했다.

 

하지만 배익기씨는 “국정감사 이후에 사회운동이 일어나서 헌정연구회가 후원해서 전직 국회의원들과 도지사들이 토론하고 해결방안을 제출한다고 한다”며 약간의 기대를 보이기도 했다.

 

백억? 천억? 명예회복? 이랬다 저랬다 배익기씨를 보는 시선들이 곱지는 않다. 그러나 어쩌면 뜻밖의 횡재를 손에 잡고 있다가 꼬박 1년을 옥살이 한 그로서 억울한 마음이 들지 않고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10년전 40대 후반이었던 그는 이제 낼모래면 환갑이다. 

 

“가까운 상주시와 시민들도 도리어 여론몰이에 말려 들었다. 이제는 상주가 진실을 규명하는데 협조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계속 나가다 들어온 복이 화가 될 수도 있다. 천억 이야기는 할 필요도 없고 사건진상규명. 문화재청이 범죄자라는 거, 모든 문제가 문화재청으로 비롯해서 자행되었다는 것을 밝히는 게 우선이다”라는 말에 그 억울함의 크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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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익기씨가 누누이 강조하는 세종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우리 상주만큼은 훈민정음 해례본에 대한 관심과 대화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임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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