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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4 09:43

분명하고도 치명적인 위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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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오래되지 않은 기억이다. 마스크를 쓰고 걷기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사람들이 쓰고 다니는 수술용 마스크 같기도 하고 산업용 마스크 같기도 한 그런 마스크 말고 천을 여러겹 덧댄 황사마스크를 실외에서 꼬박꼬박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좀 별나 보이거나 혹은 우스꽝스러웠다.

 

황사는 어쩔수 없는 일이고 혹시 몸에 해로워도 그저 기침 몇번하는 정도라고 생각했거나 황사마스크가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짐작 때문이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황사는 뒷전이 되고 미세먼지라는 단어에 익숙해 졌다.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가 더 문제라며 머리카락 굵기나 모래알과 크기를 비교하며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정보의 홍수에 빠져 있다.

 

미세먼지가 최악으로 외출을 삼가라는 긴급재난 문자가 살벌하게 울려대고 최악의 미세먼지 경보가 몇일씩 이어지고 있지만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은 아직까지는 소수이다. 예민한 사람들은 KF80, 94, 99 어쩌고 하며 마스크의 미세물질 차단율까지 신경쓰는 처지가 되었다.

 

1군이 꼭 1급은 아니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13번째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WHO는 폐암과 방광암의 원인물질로 미세먼지를 지목했다. WHO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된 물질을 1군, 추정되는 물질을 2A군,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2B군으로 정하였다. 암과 연관짓기 어렵거나 무관할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은 3, 4군이다.  

 

미세먼지는 각 나라의 약 1,000건의 건강영향평가를 검토한 결과 폐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하

다고 인정되었다. 1군 발암물질에는 흡연이나 자외선 같이 상식적인 것도 많고 중금속이나 생소한 화학물질도 있고 소시지나 햄등의 가공육이나 붉은 고기 등도 포함되어 있다. 엑스레이나 경구 피임약도 1군 발암물질이다.

 

과학적인 여러가지 방법으로 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는 의미로 1군이다. 소량이나 단기간 노출되어도 직방으로 암에 걸린다는 의미로서 1군이 아니라는 뜻이다. 1군 발암물질인 엑스레이 사진 몇번 찍었다고 무조건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닌 것처럼 미세먼지가 심한 날 마스크 없이 야외활동을 했다고 해서 언젠가는 100% 폐암에 걸린다는 의미도 아닌 것이다. 증명된 발암물질이므로 금연하고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듯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게 애써야 한다는 정도로 받아 들이면 된다.

 

같잖은 궤변과 현란한 가짜들.

 

암 뿐만 아니라 뇌졸중, 자폐증, 자살 등 무시무시한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거의 인이 박히다시피 해서 오늘의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는 것으로 매일 아침을 시작한다. 누군가에게는 불안과 공포는 돈벌이가 되기도 한다.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 차, 식물, 음료, 영양제 등이 연관검색어로 뜨고 공기청정기는 필수품이 되었다.

 

사실 그 정도는 원전마피아와 그들과 결탁한 특정세력에 비하면 귀여운 축에 든다. 조선일보, 매일경제 등 재벌과 기업의 이익에 복무하는 것을 임무로 하는 언론과 자유한국당은 연일 현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미세먼지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기사와 주장을 쏟아 낸다.

 

즉 문재인 좌파정부가 환경단체에 경도되어 값싸고 깨끗한 원자력발전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니 국가경제도 망치고 전에 없던 미세먼지도 기승을 부린다는 논리다. 미세먼지의 주원인 중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은 거의 상식이다보니 이런 궤변이 잘 먹힌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정책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1315_48.jpg

 

2017년12월29일 공고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량은 늘어날 예정이다. 새로 가동되기 시작하는 원전만 있고 폐쇄되는 원전은 없다. 신고리 6호기가 준공되는 2023년 3월이후부터 노후 원전 10기가 수명이 끝나 발전을 중단하기로 한  2030년까지 실제로 원자력발전이 줄어든다. 그 줄어드는 만큼을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큰 골자이다.

 

현재의 미세먼지 원인을 미래의 탈원전 탓을 하는 꼴이다. 가히 원전에 이해관계가 얽힌 특정세력들의 같잖은 궤변이라 할만하다.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현란한 가짜 중에 미세먼지 인공위성 사진도 있다. 중국에서 시작해 한반도 전체가 붉그스레해진 사진을 보며 적지않게 놀랐다. 아니, 얼마나 심하면 인공위성사진에 그런 빛깔으로 찍힐까 걱정이 많았지만 실사 사진이 아니다.

 

2017년5월23일 MBC PD수첩에서 이미 소위 널스쿨(Earth nullschool) 사진이 황사나 미세먼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일산화탄소 농도에 대한 실험적 그래픽이라는 것을 제작자를 직접 만나 밝혔지만 아직도 많은 매체에서 미세먼지를 보도하며 선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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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서풍을 타고 오는 중국발 모래바람 황사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 물질 미세먼지는 엄연한 사실이지만 이런 현란한 가짜들은 우리 스스로 해야할 미세먼지 저감 노력의 필요성을 희석한다. 위정자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아주 좋은 책임회피 꺼리인 셈이다.

 

더 나아가 자유한국당 황교안 같은 자들은 중국에 항의 한번 못하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문재인정부라는 정치공세로 이용해 먹는다. 중국사람들이여 미세먼지 때문에 한국사람 다 죽게 생겼으니 공장문을 닫고 자동차 운행을 멈춰라? 역지사지 해 보자. 우리는 그렇게 할텐가? 이미 중국은 자기네 스스로를 위해 미세먼지 저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자동차, 그리고 냉장고.

 

미세먼지의 주범은 배기가스와 화력발전이다. 그만큼 자동차가 많고 전기소비가 많다는 말이다. 유럽의 세계3대 자동차회사들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몇 년후에 완전히 중단한다. 203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 및 판매 중단을 선언한 인도에 이어 중국도 2040년을 예고했다. 우리나라의 전기차 및 수소차 기술은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좁은 땅덩어리에서 주차공간도 좁은 데 차를 크게 만들수록 불티나게 팔리는 역설을 이해하기 힘들다. 지금 당장이라도 차량2부제를 강제하면 미세먼지가 상당히 감소한다고 관련 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몇년전 ‘인간다운 삶을 가로막는 괴물, 냉장고’라는 칼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냉장고와 식료품을 대량생산하는 산업자본과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거대자본이 공생하는 자본주의가 안전한 먹거리, 환경과 생태, 재래시장 및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며 냉장고의 폐기 혹은 용량축소를 강변하는 내용이었다.

 

냉장고가 없으면 오래 보관할 수 없으니 조금씩 사고, 가급적 빨리 먹고, 남는 것을 나누며 살게 될 것이라는 논리이다. 살림살이를 하나도 모르는 벌레 같은 한국남자(한남충)라는 비판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점잖은 논쟁까지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미세먼지 문제도 거의 같은 구조이다. 집집마다 냉장고는 기본적으로 2대씩 있다. 그것도 대용량으로. 에어컨, 세탁기, 식기세척기, 인덕션… 이런 수많은 전기제품 때문에 발전소와 공장 굴뚝의 연기는 멈출 줄을 모르고 미세먼지를 뿜어 낸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공기청정기를 돌려야 하고 빨래를 널어 말릴 수 없으니 건조기도 필수품이다. 공기청정기와 건조기를 만드는 공장은 더 빨리 돌아가야 하고 가정에서도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해 진다. 건강을 해치며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으로 병을 치료하는 어리석음의 악순환이다.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그대에게 유일한 장소이다. 

 

매일 온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 눈에 보이진 않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의한 방사능 오염은 분명히 실존하고 치명적인 위협이다. 위험성을 배제하고 원자력발전이 가성비가 가장 좋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지만 유럽선진국에서 원전 뿐만 아니라 석탄화력발전을 완전 폐쇄하고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주력하는 이유가 그들의 경제상황이 좋고 윤리적으로 우월해서가 절대로 아니다. 미래세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그쪽에 사는 사람들의 저변에 깔린 공감대 때문일 것이다.

 

일부 셈법에 빠른 개인사업자들이 산지와 농지를 파헤쳐 태양광 발전에 투자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세도 아니고 적절히 규제하면 된다. 태양광발전에 필요한 면적과 비용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온갖 호들갑과 중국 탓, 거짓 정치공세가 넘쳐 나지만 오늘도 미세먼지는 최악이다. 바로 지금 여기가 문제를 해결할 장소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윤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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