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2018.10.02 10:34

핫도그 교장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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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지천동 남부초등학교에는 청명한 가을 하늘만큼 맑고 푸른 이상을 실천하며 참 삶을 가꾸고 계시는 김주영교장선생님이 있다. 옛날 운동회처럼 동네 어른들과 온 가족들이 모여 함께 뛰고 먹는 남부한마당을 준비하는 김주영선생님의 눈에는 아이의 설렘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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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 진짜 할라 카네요!

2004년 ‘참삶을 가꾸는 행복한 작은학교’라는 이상을 가지고 꾸민 교육계획서를 본 당시 남부초 교장선생님께서 “선생님들, 진짜 할라 카네요!”하고 말하셨단다. 좋은 계획을 세워 놓고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 ‘참실학교만들기’ 교사들은 그렇지 않았다.

 

“2002년 상주에서 ‘참실학교만들기’ 스터디그룹을 만들게 됐어요. 자신의 교육적 이상과는 다른 생활로 지쳐있던 교사 몇이 모여 2003년에 여름방학 때 공검초등학교에서 작은 실험을 했어요. 희망하는 아이들을 모아 일선 학교현장에서 적용해낼 수 없는 프로그램들을 산으로 들로 냇가로 다니며 2박3일간 해 보았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2004년에 오일창선생님이 먼저 상주남부초에 들어가 터를 잡으셨고 2005년에 교사3명이 그뒤를 따랐습니다. 먼저 근무하고 있던 교사와 학보모들과 갈등도 있었습니다. 학교 뒤에 사육장을 만들어 놓고 텃밭가꾸기를 하며 삶에서 필요한 교육을 하고자 하는 교사들에게 “우리 아이들은 집에서 매일 이런 거 하니 아이들에게 영어 수학 더 가르치고 골프 바이올린 첼로 같은 걸 배우게 하고싶다’는 부모님들도 있었어요. 오죽하면 한해를 마무리하는 ‘갑장산문화제’에 아이들을 보러 오지도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밖에서 행사모습을 몰래 지켜보셨다고 하시더라구요(허허). 그러던 부모님들이 나중에는 학교와 교사들을 더 지지해 주기도 했습니다.”

 

김주영선생님은 남부초등학교가 자리잡기까지 뜻을 갖고 노력하는 교사들 뿐만 아니라 이를 지지하는 학부모님들이 계셨고, 갈등 속에서도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시며 이야기 들어주시던 당시 교장선생님이 계셨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때의 어려움을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혼자서 저절로 되는 일은 없음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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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부초등학교 교사회의

 

수업이 달라져야 학교가 달라진다.

올해로 교직 36년째이신 김주영선생님은 9월1일자로 교장이 되신 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으로 교사의 수업력 향상과 학부모와의 소통을 꼽았다.

 

“교사일 때 아이들 특히 우리반 아이들을 중심으로 생각했습니다. 다른반 선생님이 우리반보다 더 많이 하려고 하면 ‘우리반도 좀 하게 넌 고마해라’하며 저지하기도 했죠. 하지만 교장이 된 지금은 교사들이 아이들과 수업을 제대로 설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교사들이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일이 가장 큰 일입니다. 온 사방에서 혁신학교라는 기치를 내걸고 제도와 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나 수업이 달라지지 않고서는 학교가 달라졌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남부초등학교도 이런 문제로 갈증을 느끼던 때에 대구교대 조용기교수님과의 만남으로 ‘포괄적 문제해결학습’이라는 교수법을 수업에 적용했습니다. 많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업시간을 얼마나 지적인 활동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시 말하면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수학문제에 스마트폰하듯이 빠져들 수 있게 하느냐, 깊이 있는 사고를 하도록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 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협력하게 하느냐’가 교사의 숙제죠. 이런 수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니라 여러 교사들이 모여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남부초등학교에서는 교사들이 매일같이 모여 논의하고 일상 속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저는 이 ‘문제해결수업방식’이 상주남부에 온전히 자리잡게 하고 싶습니다. 강압적으로 지식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호기심을 갖고 도전해서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공부이고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삶의 문제도 즐겁게 받아들이고 해결할 수 있겠죠. 이것이 바로 아이를 살게 하는 길인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학부모님들을 모두 만나보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남부초등학교가 계속 되기 위해서는 학부모님들과 교사가 같은 지향을 갖고 그것이 문화로 정착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고 갈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모든 학년 학부모모임에 찾아가서 얼굴도 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아이를 잘 가르치는 것과 함께 또 한편으로 크게 무게를 둬야 할 부분이 학교교육을 통해 사회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입니다. ‘상주남부’라는 공간에서 비슷한 지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각자의 색채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들과 건강한 사회구성원들로 같이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교장이 된 후 공들인 첫 일로 먼 통학거리 때문에 불편과 안전문제를 걱정하는 학부모와 아이들을 위해 교육청에 통학차를 지원해 달라고 한 것처럼 선생님은 학교구성원들의 가려운 곳을 싹싹 긁어주는 일들을 이미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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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핫도그 같다!

‘핫도그쌤’으로 통하는 김주영 선생님의 별명은 20여년전 낙동용포분교의 한 어린이의 말에서 비롯되었다.

 

“그때는 교실에 교단이 있고 그 위에 교탁이 있었어요. 내가 그 위에 올라서서 있으니 얼마나 높았겠어요. 그리고 거기에 지휘봉을 턱에 대고 한참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한 녀석이 요렇게 보더니 “꼭 핫도그 같다!”고 말했습니다. 시내학교로 옮긴 후 길거리에 핫도그가게 앞에 줄서 있는 아이들을 보고 핫도그가 아이들도 좋아하고 배도 부르게 해주니 얼마나 좋으냐 싶어 그 후부터 제가 ‘핫도그선생님’이라고 퍼뜨렸습니다.”

 

지금도 아이들에게 심심하거나, 속상하거나, 외롭거나, 배고플 때는 교장실로 찾아와라고 했다는 선생님의 말씀 속에서 늘 아이들 곁에 함께 있으려는 선생님의 사랑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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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교육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초원의 한 종족은 당나귀를 데리고 소금을 캐어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이들에게 제일 심한 욕이 “이 당나귀 같은 놈아”이고 사자를 우상으로 여긴다고 한다. 자신들의 생계를 도와주는 당나귀로 욕을 하고 피해를 입히는 사자를 우상으로 삼는 셈이다.

 

“남부초나 백원초, 내서중은 지역에서 당나귀였던 것 같아요. 이 학교들은 벌써 이만큼 앞서 나와 있지만 사실 상주사람들은 이 학교들을 잘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제가 공모교장이 된 후 의도치 않았던 효과가 우리지역에서도 이런 학교들을 바라보기 시작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기를 기대하는 느낌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을 계기로 남부초등학교도 이제 더이상 ‘갈라파고스’가 아니라 다른 여러학교들과 함께 상주교육 나아가 경북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상주의 교육이 과거의 관행과 눈에 보이는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참된 성장을 위해,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더 솔직하고 치열하게 논의하는 새로운 학교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경북유일 평교사 출신 내부형 공모교장으로서 김주영선생님에게 많은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기대와 우려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개인사를 통틀어 남부초등학교가 가장 기쁘다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니 가을곡식처럼 풍성하게 잘 영글어 갈 남부초등학교와 상주교육, 경북교육을 기대해 보게 된다.

 

최지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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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재권입니다. 2018.10.02 11:29
    멋쪄요...
    행복한 학교.가고픈학교.
    내어깨를 으쓱하게 만드는 핫도그선생님.
    존경합니다.
    청명한 가을하늘. 오늘도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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