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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교과서 검정제는 역사쿠데타다

나는 유신헌법시대 초중고를 다녔다. 초등학교때는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했고, 중고시절엔 유신헌법만이 진리인양 배웠다. 당시 역사교과서는 국정제였다. 당시 교과서는 오류가 없는 성경책이나 다름없었다. 유신이 한국적 민주주의이고, 전두환 쿠데타를 미화했다. 이를 달달 외어서 시험을 봤다. 대학에 진학해 사회현실에 눈을 뜨게 되면서 교과서에 배신감을 맛보던 아픈 추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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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논란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곧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방안을 발표한다고 한다. 청와대에서 불을 지피고 새누리당이 총대를 멨다. 이에 전국의 인문사회분야 대학교수들의 반대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중고교 사회과 교사들의 77.7%가 반대한다. 심지어 보수 언론에서도 반대논평을 내고 있다.

이런데도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사람이 박대통령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박대통령은 지난해 2월 교육문화분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부의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에 많은 사실 오류와 이념적 편향성 논란이 있는 내용, 이런 것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불을 붙였다. 박대통령은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정치적 명예 회복을 국정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이런 자세가 시대착오적인 국정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정화가 왜 시대착오적인가?

첫째, 정부가 말하는 국제적 추세에 맞지 않는다. 유엔에서는 *교사의 역사교과서 선택권 보장 *역사학자의 역사교과서내용 선택권 보장 *정치적 필요에 따른 역사교과서 선택 배제 *정치인의 의사 결정 배제를 권고하고 있다.(제 68회 유엔총회 역사교육 권고, 2013,10)

오이시디국가 중 국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아이슬란드, 터키, 그리스 세나라 뿐이다. 국정제를 채택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북한, 러시아, 베트남 따위이다. 국정제는 북한 따라하기 종북아닌가?

둘째, 국정제는 정권의 입맛에 따라 역사적 평가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박대통령이 집착하는 10월 유신에 대한 (국정)국사교과서의 평가를 보자.

(박정희 정부) 전근대적 생활의식과 사대사상을 제거하여 한국 민주주의의 정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두환 정부) 박정희 정부는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한다는 명분 아래 10월 유신을 단행했다.

(노태우 정부) 국력을 집약한다는 명분 아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변질시킨 권위주의 체제이다.

(jtbc, 5시 정치부 회의. 10.7)

국정화된 국사교과서에는 10월 유신을 어떻게 평가할까?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는 일종의 역사쿠데타가 되지 않을까.

셋째, 국정제가 오래 유지되어왔는데, 김대중-노무현 좌파정부에서 검정제를 채택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해방후 오랫동안 쭉 검정제였다. 그러다가 10월 유신직후인 1974년 국정제로 전환했다. 다시 검정제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김영상정부시절인 1997년 12월 고교 근현대사 교과서의 검정 발행 발표부터다. 가장 민주주의 암흑기라고 불리는 독재시절에 국정제가 유지된 것이다. 현재 국정제 추진을 지휘하고 있는 김재춘 교육부차관도 교수시절 발표논문에서 “국정교과서는 독재 국가에서만 주로 사용하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넷째, 국정제는 교육부가 저작권을 가지고 편찬하는 교과서이고, 검정제는 민간 출판사가 집필, 편집한 여러 교과서를 국가가 검사하는 제도다. 민간 출판사는 자의적으로 집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정한 검정기준에 맞춰 교과서를 집필하게 된다. 즉 집필의 핵심은 집필자가 누구냐보다 교육부의 ‘집필 기준’이다. 오히려 이 집필기준이 정부편향적으로 엄격하다는 지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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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8종의 검정 역사교과서가 있다. 이 중 정부 입맛에 맞는 교학사교과서는 단 한 곳에서만 채택했다. 거의 0%에 가까운 채택이다. 이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국정으로의 전환이 아니라, 검정교과서를 잘 만들어 학교 현장에서 채택률을 높이는 것이 답이다.

만약 국정제가 되어 정권의 입맛대로 역사를 바꾼다면, 우파가 집권하면 우파 교과서, 좌파가 집권하면 좌파교과서가 만들어질 것이 아닌가. 교육은 100년지대계이고, 정권은 권불10년이다. 정치권이 더 이상 역사, 교육에 콩내라, 팥내라 하지 말고, 공론의 장에 맡겨야 한다. 우리는 지금 대통령의 잘못된 역사관 때문에 여당도, 정부도 휘둘리고, 학자적 양심도 저버리는 촌극을 보는 씁쓸한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내가 중고교를 다닐 때 교과서는 거의 유일한 교재였다. 그러나 지금 교과서는 하나의 참고서에 불과하다. 서점에 얼마나 많은 역사책들이 있는가. 인터넷 버튼만 누르면 관련 정보가 쏟아진다. 교과서를 하나로 하면,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획일화할 수 있다는 발상,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시대착오적 망상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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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봄 2015.10.10 09:07

    영화 암살에서 염석진의 자손들은 친일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역사책을 만들고 싶어하겠죠. 영화에서와 달리 염석진등은 어떤 처벌도 받지않고 일제보다도 더 큰 권력을 가졌고 지금도 유지되고 있으니...
    그들의 후손들은 조상들이 친일했다는 사실을 왜곡하고자 할것이고요. 계속 자신들의 앞날에 발목을 잡을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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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르는돌 2015.10.10 18:41
    국정교과서라는 게 어떻게 나오는 지 구경하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현 정부가 그다지도 보급하고 싶어 했던 교학사판을 토대로 보면 일본의 우익도 울고 갈 수준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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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물처럼 2015.10.15 08:32
    그놈믜 국정 윤리교과서의 왜곡때문에...전교조를 할 수 밖에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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