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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의소리

나는 농부로소이다
2015.12.27 22:46

[나는 농부로소이다] 어르신도 가만히 있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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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도 가만히 있으라고?

오늘 중앙치매센터 통계에 의하면 전국 치매 환자는 654,391명이라는 데 여기 더하기 1명, 그리하여 654,392명이 되겠다.

통계에서 제외되어 추가로 더해진 1명, 즉 국가에서 잘 예방, 관리하겠지 하고 남의 일로 치부하며 잊어버린 스스로를 포함하면 지금쯤 654,392명이 되었지 않을까 추산해봤다.

우리 집의 비극은 반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이모 안 보고 싶어요?”

‘어제도 통화 했는데 이모부 생각하며 찔찔 울어서 이제는 전화하기도 싫다.’

오빠 두 분에 언니, 남동생과 여동생 두 분, 모두 칠 남매 중 마지막 남은 혈육이지만 그러나 몇 달 전 돌아가신 이모에 관하여 나눈 어머니와의 대화였다.

구십 고령에 다시 눈이 잘 보여 바늘귀에 실을 꿰고 또 보청기를 사용하고도 잘 들리지 않더니 보청기를 팽개치고 작은 소리에도 반응하는 어머니가 아버지 고관절 수술을 두 번 치루고 잉꼬부부답게 병상을 떠나지 않더니 결국 정신이 혼미해진 것이었다.

‘저 영감은 젊을 때는 똑똑하고 잘 생긴 줄 알았는데 속았어. 난 아직도 나가면 잘 생긴 영감들이 애인하자는데 저 영감은 왜 저리 팍 쪼그랑 바가지 같은데.’

“에이, 잘 걷지도 못 하시면서 뭔 애인? 그냥 저랑 애인해요.”

‘남세스럽게 뭐라고? 어째 너랑 나랑 말도 안 되는 애인이 되냐?’

“서로 좋아하면 애인이지요. 애인이 별거인가요?”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어머니를 눈높이를 맞추며 달래고 치료를 위해 이리저리 수소문하다 일단 보건소에서 치매를 진단하는 게 급선무라는 주위 권유에 보건소를 방문했다.

보건소의 1단계 치매 선별검사를 통과해야 전문병원에 의뢰 검사비의 일부를 지원받고 또 치매지원센터의 치유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순서

검진 내용

담당기관

1단계 선별검사

MMSE-DS

보건소

2단계 진단검사

신경인지검사, 전문의 진료

의료기관

3단계 감별검사

혈액검사, 뇌 영상 촬영 등

의료기관

 

“올해는 몇 년도 입니까? 지금은 무슨 계절입니까? 사는 곳 주소는?”

길을 잃고 헤맬까 걱정되고 또 차를 타고 가다 어딘가 버리고 갈까 늘 걱정을 하여 주소, 생년월일 등을 달달 외우게 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파출소를 찾아가면 집을 찾아준다고 안심을 시켰는데 이 정도쯤은 하시는지 줄줄 대답을 했다.

사무실에서 담당자분은 정상인데 왜?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했고 직원들이 묘한 눈길로 쳐다봤다.

안 그래도 어머니를 치매 진단까지 받게 해야 하는 가 며칠 고민을 거듭했고 멀쩡한 나를 왜 치매로 몰아? 하는 서운한 눈으로 어머니마저 보는데 진땀이 나서 허둥지둥 보건소를 빠져나왔다.

물론 멀쩡하나 요양원 등에 위탁하기 위해 치매를 가장하는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 때문에 까다로운 것도 이해하지만 보건소의 치매 선별검사는 보완이 필요하다.

요식적인 치매 선별검사를 통해 치매로 확인 받기 위해서는 너무 중증에 가까운 때가 아니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학력의 차이, 기억력 평가 방법의 개선 등 평가 방식의 문제점도 있지만 담당자의 치매에 대한 인식과 상시적인 교육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또 치매 환자 30%는 자신이 치매 환자인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서도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치매검사테스트.JPG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날로 악화되는 어머니를 늘 다니던 울산 현대병원에서 어머니 뇌 영상 검사 등 치매 검사를 받았다.

결국 “치매로 의심된다는 치매 진단서”를 첨부하여 가까운 ‘복지관’을 찾았더니 치매 등급이 없어 곤란하다 하여 금전적인 문제는 별도로 지불한다고 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치매 치료를 위한 그림 그리기, 노래 함께 부르기 프로그램 등을 하고 있다.

날로 호전 되는 것 같고 또 배우는 것을 즐기시는 어머니를 보며 더 일찍 이런 곳을 찾았다면 하는 후회가 새롭다.

이제 시골로 가자니까 펄쩍 뛰고 “지옥 같은 시골은 가기 싫다. 재미있는 여기서 살 것이니 방 하나 얻어.”라며 아버지와 헤어지는 것도 불사할 기색이다.

희미하나마 지난 반년간이 지옥 같은 삶으로 각인된 모양이다.

얼마 전 치매 등급을 받기 위해 신청을 하며 조사 항목을 보니 보건소의 선별검사와 다름없음을 보고 등급 받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종합병원에서 발부된 진단서는 참고용이고 새롭게 다른 곳에서 진단을 받아야한다니 종합병원이 무색해지는 국가 시스템이다.

 

(치매등급 평가표)

영역

항목

신체기능

(12항목)

⊙ 옷 벗고 입기        ⊙ 세수하기        ⊙ 양치질하기

⊙ 식사하기             ⊙ 목욕하기        ⊙ 체위변경하기

⊙ 일어나 앉기         ⊙ 옮겨 앉기       ⊙ 방밖으로 나오기

⊙ 화장실 사용하기   ⊙ 대변 조절하기  ⊙ 소변 조절하기

인지기능

(7항목)

⊙ 단기 기억장애           ⊙ 지시불인지

⊙ 날짜불인지               ⊙ 상황 판단력 감퇴

⊙ 장소불인지               ⊙ 의사소통ㆍ전달 장애

⊙ 나이ㆍ생년월일 불인지  

행동변화

(14항목)

⊙ 망상             ⊙ 서성거림, 안절부절못함        ⊙ 물건 망가트리기

⊙ 환각, 환청      ⊙ 길을 잃음                         ⊙ 돈/물건 감추기

⊙ 슬픈 상태, 울기도 함      ⊙ 폭언, 위협행동      ⊙ 부적절한 옷 입기

⊙ 불규칙수면, 주야혼돈     ⊙ 밖으로 나가려함    ⊙ 대/소변불결행위

⊙ 도움에 저항                 ⊙ 의미 없거나 부적절한 행동

간호처치

(9항목)

⊙ 기관지 절개관 간호 ⊙ 경관 영양              ⊙ 도뇨관리

⊙ 흡인                    ⊙ 욕창간호               ⊙ 장루간호

⊙ 산소요법               ⊙ 암성통증간호         ⊙ 투석간호

재활

(10항목)

운동장애(4항목)

관절제한(6항목)

⊙ 우측상지    ⊙ 우측하지

⊙ 좌측상지    ⊙ 좌측하지

⊙ 어깨관절 

⊙ 팔꿈치관절 

⊙ 손목 및 수지관절

⊙고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

 

보도 자료에 의하면 치매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인의 삶까지 뿌리째 흔드는 질병이지만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는 높은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2016년부터는 치매와 관련된 각종 비용 걱정을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언어·공간기억력 등을 통해 치매를 정밀 진단하는 신경인지검사(CERAD-K, SNSB)를 받으려면 현재는 7만~4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2016년부터 이 비용의 80%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 보건복지부는 ‘제3차 치매관리 종합계획(2016~2020)’을 최근 발표했는데 복지부 관계자는 “1·2차 계획이 치매 조기발견을 위한 인프라 구축 과정이었다면, 3차 계획은 치매 환자와 가족의 치료, 간병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거창한 계획도 좋지만 뭣보다 보건소의 1단계 선별검사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다면 검사 비용도 치료 프로그램도 헛일이기에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물론 지금도 일선에서 노력하고 있는 보건소의 많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하지만 더한 분발을 요구하는 것은 전국적으로 치매 예방 및 치료에 대한 비용이 106,458억 원이 소요되어 국가적 손실이 초래됨으로 조기 검진으로 치매 예방에 주력함이 더 나은 삶의 질을 약속하기에 정말 가만히 있어도 그런 세상이 절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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