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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의소리

이석민 칼럼
2015.09.21 10:23

[이석민칼럼]귀농 그땐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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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약 7년전의 생각을 담은 글입니다.

2008년 귀농해서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적어둔 글인데, 귀농초기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돌아봅니다.

 

- 마음 - 2008.8월 어느날

 

따가운 햇살은 굵은 땀방울 적셔내지만

문득 불어온 한가닥 실바람은

이렇게 고마운 것을

 

오랜 가뭄에

목마른 대지를 적셔주는 한줄기 비는

이렇게 감사한 것을

 

호미끝에 대롱대롱

괭이끝에 대롱대롱

벌써 왠수같은 저풀들

고마워하며 감사하며 사랑할 순 없을까

 

밭을 바라보다

피씩 쓴 웃음 지어보네

 

사진.JPG

 

오매불망 귀농을 염원하던 5년여의 시간을 뒤로하고 드디어 상주 낙동면 승곡리 윗승장이라는 산골마을로 귀농하게 되었다.

15년간 잠자고 있던 장롱면허도 깨우고 1톤 중고트럭도 한대 구입해설랑은 책상하나랑,이불,그릇,옷가지 몇점 달랑 싣고서 훌라당 내려온 이곳, 윗승장은 물좋고,공기좋고, 푸르른 수림과 계곡의 물소리, 새소리를 품고 있다. 땅을 의지해서 사는 기쁨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고 새벽과 낮과 밤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물론, 시골 살이의 불편함과 을지훈련으로 자주 지나다니는 비행기소리, 주위의 약냄새가 간혹 신경을 자극하기는 하지만 도시 삶에 비할바는 아니다.

 

어느덧 6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처음 이사온 집은 밖에서 보면 작년에 주인이 지붕도 새로 잇고 규모도 큰 흙집에 회칠을 해놓아서 좋아 보이는데 막상 이사와보니 내부는 생각보다 을씨년스럽고 손볼 때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샘도 다시파고 보일러도 놓고 3개의 방과 마루의 천장과 벽,바닥을 손보고, 부엌과 세면장의 대공사를 거치면서 제법 살만한 집으로 변하긴 했지만, 아직 겨울을 나보지 않은지라 집수리는 모두 겨울을 따뜻하게 나는데 초점을 맞추며 문들과 틈을 메우는데도 제법 손이 가고 있다. 미닫이문 하나 온전히 제대로 열리는게 없었으니 아직 자질구레 손봐야 할 것들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새집짓기가 옛날집 손보는 것보다 수월하다는 말이 반은 맞지 않나 싶다.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셔서 집을 짬짬이 고치면서도 농사를 병행할 수 있었지만 여간 힘겨운게 아니다. 하지만 여름내 부지런히 땀방울 흘린 덕분에 지금 하나둘 결심을 맺고 있다.

모두 소작으로 짓고 있는 형편이고, 밭들은 거의 묵은 밭들을 새로 일구고 있는데 농사의 규모는 각기 수령이 다른 감밭 1000평정도와 논 3마지기, 밭농사로 콩, 고구마, 고추, 야콘,참깨, 들깨, 땅콩, 수수, 배추, 무, 겨울엔 마늘을 모두 소량으로 땅에 해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반 정도는 어쩔 수 없이 비닐을 사용하지만) 1000여평을 짓고 있다.

여하튼 귀농을 해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내년쯤 짝지도 내려오면 정말로 행복한 보금자리로 자리잡지 않을까 싶다.

 

몇가지 귀농을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행여 도움이 될까 싶어 생각 몇줄 적어본다.

첫째 - 귀농지 선택

귀농지 선택은 물론 마음에 쏙 드는 곳이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맘이라는 것이 생활을 직접 해보면 달라질 수도 있고, 계절이 바뀌면 바뀔수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마음에 든다고 해서 다 갈수 있는 형편이 되지도 않는다. 귀농지를 찾아 다녀보면 알겠지만 여기가면 여기도 좋고, 저기가면 저기도 좋고 그러기가 일쑤다.. 그런곳만 찾아다니니 당연지사.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여건에 맞는 기준을 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어떤 지역을 선호하면 지역을 먼저 결정해서 그 지역에서 찾아본다던지, 또 농사로 어떤 작물을 해봐야 겠다고 결정하면 지역선택의 폭이 많이 정리되기도 한다. 자녀가 있으면 또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농사를 좀 수월하게 짓고 싶으면 산아래쪽을 선택한다던지, 농사 짓기는 좀 힘들지만 산골 생활을 선호한다면 산속으로 들어간다던지 자신이 생각하는 여러 가지 기준들을 잘 조합해 보면서 귀농지를 찾는다면 좀 더 수월하게 자신의 삶을 내려놓을 곳을 찾지 않을까 싶다.

 

둘째 - 농사 경험

아마 농촌에서 살았던 도시에서 살았던 농사 경험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농사를 짓다가 도시로 온 사람이라면 모를까 농촌 출신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자신이 농사의 주체는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저 살면서 농사를 거드는 정도~~,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작은 밭을 경작하더라도 자신이 주체가 되어서 해보는 경험과 그렇지 못한 경험은 차이가 크지 않을까 싶다. 이왕 귀농을 생각하고 있다면 주말텃밭을 강력히 권유드린다.

저도 5년정도 텃밭을 하면서 밭농사 작물들은 파종에서 수확까지 대부분 경작 경험을 가졌다. 규모를 떠나서 여러해 하다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것이 농사다. 그리고 공부도 하고 그러면 바로 귀농을 하더라도 밭농사에 대해서는 동네 어른분들의 농사도 살펴가며 배우면서 자기 소신껏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동네에서 소신껏 농사짓기는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귀농전에 1~2년 정도 50평정도의 주말 텃밭을 하면서 많은 작물들을 두루 경험해보면 자신이 선호하는 작물도 알게되고 한번 해보고 싶은 작물도 알게되고 그렇다. 주말텃밭은 어느정도 때를 놓치면서 하는 농사라 50평정도를 아주 열심히 해서 감당할 수 있을 정도면 귀농해서 밭농사 1000평은 느끈히 소화해 낼 수 있을거라 본다.

단, 주말 텃밭을 정할때는 홀로 뚝 떨어져서 하는것 보다는 집에서 조금 멀더라도 많이 배우면서 할 수있는 귀농단체에 부속된 텃밭을 이용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

 

셋째 - 돈

사람마다 돈에 대한 필요한 정도와 씀씀이가 다르지요. 하지만 꼭 필요합니다.

귀농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삶의 자급율을 높이겠다는 생각, 물론 많은 부분 가능케 하는곳이 농촌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귀농자들의 경우 삶의 기반이 전혀 없는 상태라 자급을 위해서 초기에 의존해야할 것들이 많지요. 의존의 상당한 부분을 돈이 해결해 주고 있는 상황이구요.

저야 아쉬운운대로 이웃들에게 빌려 쓰는것도 많고, 또 많은 분들의 도움도 받고, 할매집에서 세간살이랑 농사에 필요한 물건들을 싣고와서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그래도 돈이 쏠쏠히 많이 들어가고 있어요. 당장 필요한 것은 어쨌든 사야하는지라~, 저금 통장도 하나둘 깨지고, 생활은 짝지의 수입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도 농사에 필요한 것들이 눈에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것이 에휴~~,

왠만하면 안사고 미루다보면 어디서 생기기도 하고 주워오기도 하고 그럽니다.

어쨌든 귀농하실분들 최소 1~2년 정도는 생활하고 농사짓는 데 필요한 자금 계획을 잘 세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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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물처럼 2015.10.01 10:38
    그렇게 찾아든 사람을 만나 너무 고마웠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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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다월 2015.10.02 17:00
    결국은 돈이네요,,시골엔 그래도아직 형제 못지않게 좋은 이웃이 많이 계시니까 위안삼아 차근 차근 풀어가야죠,,저도 조만간 귀농 준비하는데 극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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